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국민의당 통합에 부정적인 발언을 해온 원희룡 제주지사를 찾았다.

유 대표는 이날 오후 정병국 의원과 함께 제주도청 도지사실에서 원 지사와 만나 1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다.

탁자에 둘러앉은 유 대표는 취재진들이 방문 이유를 묻자 원 지사의 한손을 잡으며 "우리당이니까 당 진로도 설명하고 지방선거 걱정도 같이 좀 하러왔다"고 답했다.

유 대표는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잔류를 설득했냐는 질문에 "탈당 이야기도 없는데 무슨 만류를 하느냐"며 웃었다.

유 대표는 "원 지사와 오랜만에 만나 국민의당과 통합문제를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바른정당 소속 지사이니 설명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냐. 조금 길게 봐서 그동안 보수가 고전했는데 변화가 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 지사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에 부정적)그 부분을 보기도 했다"며 "국민의당과 통합 배경을 충분히 설명했다. 바른정당의 정체성을 잃는 통합이 아니고 건전하고 합리적 중도와 함께하는 통합이라고 설명했고 본인도 이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원 지사가 거취에 확답을 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바른정과 국민의당 통합 시기는 "국민의당 내부 사정이 워낙 찬반이 나눠 격렬하게 내홍을 겪고 있어 그 부분이 정리되고 정체성 이런 부분의 의견 조율이 되면 속도를 낼 것"이라며 "국민의당 전당대회인 2월4일 결과에 달렸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유 대표가 떠난 뒤 도청 기자실을 찾은 원희룡 지사는 탈당 여부는 단기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며 어떤 것이 도민과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유 대표에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진행되는 통합 움직임과 내부 상황 등을 들었다"며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야권이 건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견제축이 있어야 하고 어떻게 국가의 방향 중심을 잡을지 더 큰 틀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 대표의 이날 방문은 통합에 함께하자고 설명하러 온 것으로 보인다"며"고민의 출발점은 비슷한데 해법의 결론은 뾰족하게 내려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통합 취지나 속뜻, 변수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들었기 때문에 고민하고 논의할 것"이라며 "당장 다가온 지방선거와 바른정당이 어려운 상황 등만 보고 단기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도민과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느냐를 감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에서도 복당 제안을 받았냐는 질문에 "제안들이 부쩍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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