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한 어린이집에서 원아 수십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제주도가 합동역학조사반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섰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제주시 모 어린이집에서 어린이 72명이 구토와 복통, 설사 등의 증세를 보여 도내 병원 2곳에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17일 오후 7시까지 68명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확인 결과 4명이 더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어린이집 교사들도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수액을 맞고 곧바로 퇴원했으나 5명은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입원한 상태다.

도와 어린이집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어린이집에서는 17일 오전 11시30분과 낮 12시30분 두 차례로 나눠 144명이 점심식사를 했고, 낮잠을 자던 아이들이 2시쯤부터 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점심 메뉴는 밥, 두부미역국, 봄동나물무침, 배추김치, 새우완자였고, 간식으로는 우유가 나왔다.

오후 3시쯤 어린이집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다급하게 뛰어온 7살 원아의 아버지 송모씨(35)는 “응급실에서 아이들이 비닐에 구토를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메인 식재료는 그날그날 사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아이들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놀란 마음을 가라앉힌 학부모 대부분은 “그래도 선생님들의 대처가 빨라서 아이가 금방 괜찮아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순 없지만 이 일을 계기로 더 잘 신경써주시리라 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어린이집은 도의 명령에 따라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휴원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도는 동일 시설에서 식중독 환자가 50명이 넘으면 도청, 행정시, 보건소, 식약청, 보건환경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역학조사반을 꾸려야 한다는 매뉴얼에 따라 조사반을 꾸렸다.

조사반은 가검물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방역작업도 실시하도록 했다.

도 보건복지여성국 관계자는 “가검물에 따라서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올 수도 있고 늦게 나올 수도 있다. 만약 식중독균이 검출되면 휴원 기간을 늘릴 예정”이라며 “주말 동안 경과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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