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전국이 각종 여론조사 지표로 드러나는 초반 판세로 출렁이고 있다.

최대 격전지 수도권은 여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대혼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남권에서는 새누리당 탈당 후보들의 무소속 바람, 호남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호남 적자' 경쟁이 거세다.

수도권 '오리무중'…야권 단일화가 최대 변수
전체 지역구 253석 중 48%인 122석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여야 모두의 명운이 달려 있지만 판세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구도 싸움"이라는 공식이 일반적으로 통했던 수도권에서는 당초 '일여다야' 구도로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컸지만, 공천 막바지에 새누리당의 '막장 드라마' 수준의 공천 파동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이 혼전상은 여론조사에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와 각당 자체 분석 등에 따르면, 서울 48곳 중 절반 이상인 26곳 정도가 예측 불허의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정치 1번지' 종로는 오 후보가 다소 앞서지만 야권 후보가 단일화될 가능성이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가 경쟁하는 노원병,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입당한 진영 의원과 황춘자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은 용산,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와 우상호 더민주 후보가 4번째 리턴매치를 벌이는 서대문갑 등이 대표적인 박빙·경합 지역이다.

인천과 경기 역시 절반 가량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에서는 새누리당 5선 중진인 황우여 의원이 서구을에서 정치 신인급인 신동근 더민주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와 박남춘 더민주 후보의 남동갑,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와 윤관석 더민주 후보의 남동을도 경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안상수 무소속 후보는 중·동·강화·옹진에서 배준영 새누리당 후보와 혼전 양상이다.

'용수벨트'라 불리는 용인과 수원을 중심으로 경기 지역 전반도 백중세다.

특히 수원갑(새누리당 박종희-더민주 이찬열), 수원을(새누리당 김상민-더민주 백혜련), 용인정(새누리당 이상일-더민주 표창원) 등 핵심 3곳은 선거 당일 개표가 끝나야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일 정도로 뜨거운 경합양상이다.

與 텃밭 영남서 '탈당파' 무소속 바람…野 돌풍도 거세
"기호 1번=당선"이라는 공식이 통했던 새누리당 텃밭 영남권은 무소속 바람과 야권 돌풍으로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우선 대구·경북(TK) 25석 중 새누리당 후보가 안정적인 우세 지지를 보이는 곳은 17석이다. 19대 총선 때 TK 27석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던 것과 대비된다.

수성을에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주호영 후보가 이인선 후보를 현재까지는 앞서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양상이다.

류성걸 무소속 의원과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가 맞붙은 동구갑은 여론조사마다 선두가 바뀔 정도로 초경합이고, 권은희 무소속 후보의 북구갑 역시 접전 양상이다.

새누리당 중진 컷오프로 탈락한 김태환 무소속(구미을), 강길부 무소속(울주군) 후보 역시 해당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 기반을 통해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새누리당이 무공천한 대구 동구을에서는 유승민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권의 집안싸움에 더해 TK에서 '이변'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 만큼 야권 돌풍이 거센 점도 특히 눈여겨봐야 한다.

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가 김부겸 더민주 후보에게 고전하는 것으로 다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다.

북구을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가 새누리당 양영모 후보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판세로 인해 새누리당에는 여권 심장부인 대구에서 야권에 아성을 뺏기고, 집안 싸움으로 영남 의석수까지 줄어들까 하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새누리당이 '낙동강 벨트 전승'을 거론하던 부산·경남에서는 새누리당 우세가 전반적이지만 균열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산 사상구에선 공천에서 배제돼 새누리당을 탈당한 장제원 무소속 후보가 앞서고 있고, 경남 김해을에서는 김경수 더민주 후보가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와 전재수 더민주 후보의 세번째 리턴매치가 벌어지는 부산 북강서갑에서도 여론조사 결과마다 순위가 달라지는 경합 양상이다.

더민주vs국민의당 '호남적자' 대결…與 이정현 '고전'
전통적 야권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는 28석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호남적자' 대결이 치열하다.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현역 의원의 대다수가 호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특히 호남의 심장격인 광주 8개 지역구 중 광산을을 제외한 7곳은 국민의당 우세로 나타난다.

이에 김종인 더민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선거 지원 첫 장소를 호남으로 택하고, 지난 26일에 이어 일주일만인 1일 다시 호남을 찾아가는 등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 뜨거운 구애를 보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광주에서의 더민주와 국민의당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초박빙 싸움을 벌였으나 최근 국민의당이 상승세를 타는 추세다.

전북 10개 지역구 중 국민의당 우세 지역구는 군산시, 익산시을, 정읍·고창 등이, 전남 10개 지역구 중에서는 목포, 고흥·보성, 장흥·강진, 여수을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민주는 전주 익산갑, 전남 광양·곡성·구례와 순천 등 3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호남에서 새누리당의 도전은 힘겨워 보인다.

지난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49.4%의 득표율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구 획정으로 고향 곡성이 떨어져 나간 순천에서 더민주 노관규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캐스팅보트 충청, 여야 모두 분열상…강원은 與 우세 속 무소속 바람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은(Δ충북 8곳 Δ충남 11곳 Δ대전 7곳 Δ세종 1곳)은 전문가들도 예단하지 못할 정도로 오리무중 판세다.

수도권처럼 중앙 정치 이슈에 초민감하지는 않으면서도, 매 선거 때마다 절묘하게 여야를 번갈아 택하며 전국 선거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충청권이 이번 선거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가 관심사다.

선거 초반 판세는 충청·세종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이 다소 우세를 보인다. 하지만 대전 유성구와 대전 서구 갑·을 등 더민주 현역 의원이 있는 도심 지역은 박빙으로 혼전이 예상된다.

충청권 최대 격전지인 공주·부여·청양에서는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가 보수 성향이 짙은 부여·청양의 지지세를 업고 공주시 출신 현역인 박수현 더민주 후보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측근인 데다, 더민주가 전폭적인 지원을 내려보내고 있어 판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평가다.

더민주에서 공천 탈락한 이해찬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세종시를 비롯해 충청권 다수 지역이 여야 내부에서 공천을 못받고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이 많은 점도 큰 변수다.

새누리당이 19대 때 9석을 싹쓸이했던 강원도는 이번 총선에선 의석수가 8석으로 줄었지만 강원 전역에서 여전히 여당세가 강하다.

다만 동해·삼척에서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철규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해 결과가 주목된다.

12년 야당 독주 제주…與 깃발 꽂을까
의석수가 3개인 제주도에서는 이전과 다른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2년 간 제주도 의석수 3개를 야당이 싹쓸이 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인수는 총 49만7710명으로 지난 19대 총선보다 5만6000여명이 늘었다. 이로 인해 표심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제주 갑(양치석 새누리당-강창일 더민주), 서귀포(강지용 새누리당-위성곤 더민주) 2곳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초박빙, 제주을에서는 부상일 새누리당 후보의 근소한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

與 "역대 가장 어려운 선거" vs 野 후보 단일화 놓고 '으르렁'
여야 공히 초반 판세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적은 표본과 낮은 응답률 등을 볼 때 절대적인 지표는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를 "역대 가장 어려운 총선"(김무성 대표)이라고 규정하고 김무성 대표는 수도권 중심으로, 당의 주요 인사들이 각 지역을 전담하는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전국을 순회하고, 문재인 전 대표가 험지를 지원사격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와 천정배 대표를 양 축으로 수도권과 호남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야권 단일화 논란이 전국 판세를 더욱 안갯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민의당이 후보 간 단일화까지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서자 더민주는 "야권 분열은 새누리당을 웃게할 뿐"이라며 국민의당에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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