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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게스트하우스 女스태프 "살인 용의자, 문 없는 방에 자라고 했다“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8.02.1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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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이 불거진 제주 구좌읍 모 게스트하우스 2층 내부. 2층 문을 열자마자 양쪽에 배치된 이층침대 2개가 보인다. 안쪽 갈색문(빨간 동그라미)은 관리인 한씨의 방이다. 커튼 뒤로 개 7마리가 있는 베란다가 있다. (스태프 A씨 제공) 2018.02.13/뉴스1 © News1
“문도 없는 방을 내줘서 담요로 침대를 가려놓고 살았어요.”

살인 사건이 불거진 제주 모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태프로 일한 A씨(20대‧여)는 한달 남짓 일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1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해당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한모씨(33)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한씨는 게스트하우스 소유주로부터 일부 수익을 받는 조건으로 운영을 도맡으며 실질적인 사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A씨가 일할 당시 게스트하우스에는 A씨 외에도 3명의 여자 스태프가 더 있었다.

이들은 무료 숙식제공을 조건으로 이틀 일하고 이틀 쉬는 식으로 근무를 했으며, 한 달을 채우면 월급 10만원을 받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A씨와 동료들은 채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열악한 근무 환경 때문이다.

A씨에 따르면 스태프방으로 이용된 2층은 문을 열자마자 이층침대 2개가 양쪽에 배치돼 있었고, 이곳을 지나야만 한씨의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스태프들은 별도의 문도 가림막도 없는 것에 대해 한씨에게 불만을 토로했지만 개선되는 건 없었다.

A씨는 “잠을 잘 때도 사장님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 노출돼 있었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속옷을 널 때도 늘 눈치를 봐야만 했다”며 “불만을 제기하니 담요로 침대를 가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잘 때 지켜보는 게 느껴져서 깬 적이 많다. 하지만 기분 탓이겠거니 생각하면서 가만히 있었다”며 “평소 자주 윽박지르고 폭언이 심해 스태프들이 못 견뎌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한씨의 폭언으로 눈물도 많이 흘렸다는 A씨는 “저희가 바보라서 그런 환경에서 집에 안 가고 있었던 게 아니라 근무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온거니까 책임을 갖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생각해서 일했던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12일 제주시 구좌읍 한 게스트하우스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했다 목이 졸려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신을 인근 폐가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게스트하우스 관리인 B씨(33)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2018.2.12/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지난해 해당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다녀온 한씨의 지인 역시 게스트하우스 주거 환경에 의구심을 표했다.

한씨의 지인 B씨(30대)는 “2층 구경을 하러 올라가본 적 있는데 문을 열자마자 스텝들의 침대가 있었다. 여길 통과해야만 한씨 방으로 갈 수 있었다”며 “여자 스태프들이 사용하는 곳인데 너무 노출돼 있어서 놀란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B씨는 이어 “한씨가 평소에 술을 마시면 여자 손님이나 스태프들을 도구나 인형으로 생각하는 발언을 많이 해서 불쾌했다”며 “잘못된 생각이라고 조심하라고 얘기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 7일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관광객 A씨(26·여)를 8일 새벽쯤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A씨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색‧수사에 나섰으나, 한씨는 이날 오후 8시35분 제주공항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 나갔다.

경찰은 수사에 나선 지 사흘째가 된 13일 현재까지 한씨를 찾지 못하면서 한씨의 신원을 공개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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