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동아리 회원인 A씨는 최근 제주도교육청 학교시설 예약서비스(http://www.jje.go.kr/eduse)를 사용하며 황당한 일을 겪었다.

제주시내 학교 체육관에서 연습할 계획을 세운 뒤 해당 웹 사이트에 접속해 비어 있는 날짜에 대관 신청을 하고 예약번호까지 부여받았지만, 다음날 해당 학교로부터 이해하지 못할 반려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A씨가 대관 신청한 날짜에는 이미 학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팀이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A씨는 "온·오프라인으로 중복예약을 받아 놓고 이렇게 나몰라라할 수 있느냐"며 "신청할 땐 분명 일정이 텅 비어 있었다. 공개되지 않은 정보가 뒤에서 알음알음 공유되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라고 따져 물었다.

7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사업비 3700만원을 투입해 2014년 5월 학교시설 예약서비스를 구축해 같은 해 7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2011년 국가권익위원회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권고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였다.

학교시설 사용료 징수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민들이 학교시설 사용 예약이나 사용료 납부 시 직접 학교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그러나 5년이 흐른 현재 해당 웹 사이트는 말 그대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교과과정 일정 또는 학교와의 장기계약 등으로 인해 학교시설을 개방할 수 없는 날짜가 불가피하게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표시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또 그동안 학교시설 증·개축 공사와 운동장 유해물질 검출 등으로 학교시설 사용금지 조치가 숱하게 이뤄져 왔음에도 이에 대한 공지는 5년간 단 1건 뿐이었다.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는 이미 이 같은 일선 학교의 저조한 참여와 도교육청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지적하는 글이 게시돼 있다.

작성자들은 '기본적으로 예약건은 올려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통합 설치망이 구축돼 있는데 왜 학교에서는 전화로 예약을 받는 것이냐', '이럴 거면 사이트를 없애버리는 게 낫다' 등의 항의를 했지만 학교 또는 도교육청의 답변은 없었다.

도교육청이 원칙적으로 개별 웹 사이트에 투입하는 유지·보수비가 최초 구축비의 12%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4년간 해당 웹 사이트에는 2200여 만원의 유지·보수비가 투입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서면으로 이뤄졌던 절차를 손쉽게 하기 위해 웹 사이트를 구축했으나 신청자가 워낙 많다 보니 중복예약 등 오류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하며 관련 조치를 취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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