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을 남겨둔 제주도지사 선거는 바른미래당 소속인 원희룡 제주지사의 거취와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기준 선관위에 등록된 도지사 예비후보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강기탁 변호사, 김우남 전 국회의원, 문대림 전 청와대 비서관, 박희수 전 도의회 의장 등 4명이다.

자유한국당에선 김방훈 전 도당위원장, 녹색당은 고은영 전 제주녹색당 창당준비위 공동운영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자유한국당 김용철 회계사도 예비후보 등록 전이기는 하지만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원 지사의 재선 도전이 기정사실화됐고 같은당 장성철 전 국민의당 도당위원장도 원 지사의 거취 등에 따라 출마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지난달 도내 언론사들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원희룡 지사와 민주당 문대림·김우남 예비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잔류냐 복당이냐 무소속이냐, 원희룡 거취는?
원 지사의 선택지는 바른미래당 잔류, 탈당 후 자유한국당 복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이렇게 3가지다.

원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점치는 쪽은 바른미래당이 기대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인물론이 강세를 보여온 제주에서 무소속도 충분히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를 편다.

실제 지난달 제주일보,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등 언론3사 여론조사에서도 원 지사가 출마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40.3%가 무소속을 택했다. 18.4%는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복당은 12.7% 였다.

원 지사는 지난 12일 4·3특별법 개정안 통과 협조 요청을 하려고 국회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본인의 거취는 "조만간 분명하게 말씀드릴 시간이 올 것"이라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야권연대가 성사되면 보수층 표심을 얻는 대신 원 지사를 향하던 민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예비후보간 충돌…경선 열기 후끈
민주당 경선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문대림 예비후보가 소유한 관광지 '유리의 성' 주식을 둘러싼 의혹이 쟁점이다. 최초 의혹 제기는 바른미래당 도당이었지만 같은 당 김우남 예비후보가 가세하면서 붙씨를 키웠다.

문 예비후보가 도의원 시절 영리기업의 주주이자 감사직을 맡아 상당한 수준의 급여를 받은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하고 위법 소지도 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문 예비후보는 재산신고 과정에 일부 착오가 있었지만 위법할 수준은 아니라며 의혹의 대부분을 부정했다.

후보간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위성곤 도당 위원장이 당내 후보들이 하나의 팀처럼 선거운동을 하자는 '원팀' 제안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우선차로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등 생활공약 부각
교통(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쓰레기(요일별 배출제)라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전면에 부각된 점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재활용품(쓰레기)요일별 배출제는 원 지사의 핵심 정책이기도 하지만 유권자들이 당장 피부로 체감하기 어려운 무거운 현안보다는 실생활에서 직접 겪는 현안에 더 비중을 두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일환인 우선차로제는 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고 제주도는 이달부터 부과하기로 한 우선차로제 위반 과태료를 유예했다.

요일별 배출제는 일부 예비후보들이 전면 폐지를 공약하자 고경실 제주시장이 반박성 기자회견을 하며 공무원 선거개입 논란까지 불렀다.

선거 단골 현안이자 올해 70주년을 맞은 제주 4·3도 추념식에 문재인 대통령 참석이 유력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선거를 앞두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제주가 거론돼 성사 여부에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제주일보,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가 조사의뢰한 여론조사 기관은 한국갤럽이며 조사일은 2018년 2월10일이다. 유‧무선 전화조사(유선 16%‧무선 84%) 방식이며 응답률은 17.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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