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다변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해외 OTA(온라인 여행 대행사)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네요.”

15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이하 JTO) 주최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텔쇼&OTA트래블마트 in 제주’에서 만난 한 여행사 대표는 행사 개최에 반색을 표했다.

이번 행사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침체에 빠진 제주관광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내 최초로 도내 업체와 해외 OTA 바이어 간에 비즈니스 상담을 갖도록 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OTA는 Online Travel Agency(온라인 여행 대행사)의 줄임말로, 일정 수수료를 받고 호텔이나 항공 등 여행 관련 상품의 온라인 예약과 결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 플랫폼을 일컫는다.

이날 트래블마트에는 국내에서는 6곳, 중국 대만 일본 홍콩 등 해외에서는 15곳의 OTA 바이어들이 참여했으며, 도내 관광업체 40여곳이 셀러로 등록했다.

제주 관광업체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시장은 ‘대만’이었다.

한국~대만 간 크루즈 관광 상품을 들고 찾아온 김용각 제주홍익여행사 대표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뚝 끊긴 이후 크루즈가 침체기인데 제주와 타이완을 잇는 크루즈 상품을 만들어 7월부터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며 “과연 이게 먹힐지 고민이 컸는데 상담을 통해 시장 조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FIT(개별관광객)들이 어떤 걸 원할지 물어봤더니 크루즈 내에서 비보잉이나 태권도 등 공연을 펼치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줬다”며 “실제 이 상품 판매가 진행된다면 1200명까지 수용 가능해 항공편으로 끌어오는 것보다 제주관광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만 업체와 상담을 나눈 신라스테이 제주 관계자는 “대만에서 신라스테이의 인지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중국 이외 다른 해외 시장은 비즈니스 손님이 대부분인데 관광을 목적으로 한 FIT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떤 프로모션을 만들어야 할 지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제주스테이호텔 관계자는 “기존에는 해외 박람회에 참여해 현지에서 직접 세일즈를 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야했는데 제주에서 이런 기회가 생기니 참 반갑다”며 “직거래가 가능하고 호텔 인근에 동문시장이 있다는 점 등을 어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JTO나 제주도관광협회가 추진한 해외 박람회의 경우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었지만, 이번 행사는 자유롭게 다양한 시장의 문을 두드려볼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셀러 등록 기간(3월 7~12일)도 짧다보니 참여율은 현저히 떨어졌다.

뒤늦게 행사 소식을 듣고 찾아온 한 관광지 관계자는 “4일 전에야 트래블마트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됐다. 미리 상품을 준비하고 시장별 전략을 짜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취지는 좋은데 많은 업체가 알지 못해서 참여를 못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또 다른 관광업체 관계자 역시 “현장접수도 가능하다고 해서 부랴부랴 왔는데 바이어 상담시간이 텅 비어있는데도 융통성 있게 접수가 안 이뤄지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JTO 관계자는 “2월 사업 예산이 배정된 이후 사업이 추진되다보니 준비기간이 짧아 홍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이어들도 오늘 오전에 출발해서 오후에야 도착하는 곳들이 있다”며 “첫 개최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에 나온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JTO는 트래블마트가 오는 16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만큼 함종규 익스피디아 코리아 본부장의 기조강연과 컨퍼런스가 마련된 마지막 날에는 참여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컨퍼런스 강연은 Δ김성익 쿠팡 사업부장의 ‘쿠팡 여행의 고객 중심 사업개발‧운영 원칙’ Δ윤형준 제주스타트업협회 회장의 ‘한국형 렌터카 OTA와 GDS’ Δ이재원 레드타이 본부장의 ‘챗 컨시어즈가 호텔에 주는 영향’ Δ김승원 제주도관광협회 온라인사업 시장의 ‘제주 여행을 쉽고 편하게 하려면?’ 등이 있다.

한편 행사장 한쪽에서는 17일까지 도내 호텔업 관련 객실용품, 기자재, 외식관련, 위생·욕실, 냉·난방, 인테리어, IT, 투자&개발 분야 등 120개사 250부스가 참가한 ‘호텔쇼’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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