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거취를 고민하는 원희룡 제주지사의 선택지가 하나 줄었다.

자유한국당이 16일 제주지사 후보에 김방훈 전 도당 위원장을 공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 지사의 남은 선택은 바른미래당 잔류 또는 탈당 후 무소속 2가지로 줄었다.

원 지사측은 한국당 복당이 잔류나 무소속 출마보다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였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원 지사측 관계자는 "한국당 복당은 애초부터 크게 고려했던 선택지가 아녔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이 높다면 손뼉쳐주며 떠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지사가 선뜻 어떤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당은 가장 멀었던 선택지였다"며 "제주 정치와 중앙 정치간 온도차와 특히 도민 정서를 반영해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취 결정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원 지사 측근들은 전했다.

원 지사는 그동안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온 터라 현재까지는 무소속 출마에 더 무게가 실리는 눈치다.

원 지사는 지난 12일 4·3특별법 개정안 통과 협조 요청을 하려고 국회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기반이 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합당을 하면 선거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선거 결과가 혹시 안 좋으면 앞으로의 과정들에서는 더 큰 어려움들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런 부분은 하나의 안타까움이고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거취는 "조만간 분명하게 말씀드릴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 참모진들 사이에서도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 강세를 보여온 인물론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높인다. 제주는 지난 6번의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당선이 3번이나 된다.

원 지사의 잔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최근 도내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를 기반으로 한 민주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 오차범위 내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잔류든 무소속이든 지방선거에 큰 영향이 없다면 굳이 당이 어려울 때 떠난다는 비난을 감수해가며 탈당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대권의 꿈을 품은 원 지사는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이후 정치적 활로까지 고려해 정당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바른미래당은 기대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안철수 등의 다른 대권주자가 버티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원 지사가 언급한 야권연대인데 현재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연대에 부정적이고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각에서는 타당과 선거 연대를 하자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그러한 비겁한 선거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에서 야권연대가 성사되더라도 보수층 표심을 얻는 대신 원 지사를 향하던 민주당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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