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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열기구 축제 꿈꾸던 50대 조종사, 하늘로 떠나다
  •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승인 2018.04.1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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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종국 ㈜오름열기구투어 대표 생전 모습(왼쪽에서 두 번째).© News1 DB

3년 전 제주에 정착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열기구 조종사가 결국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열기구에서 숨을 거둬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2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와 탑승객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북쪽 들판에 13명이 탄 관광 열기구가 추락했다.

당시 열기구에는 조종사인 김종국 ㈜오름열기구투어 대표(54)와 탑승객 12명이 있었다.

김 대표는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한 뒤 이날 오전 7시35분쯤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의 한 들판에서 열기구를 이륙시켜 30여 분간 비행했다.

오름열기구투어 측은 "김 대표가 30분간 안전비행을 하다 사고 20분 전 돌풍을 느꼈고, 저공비행을 하며 착륙하던 중 급하강해 1차 충격이 발생했다"고 사고 경위를 밝혔다.

이어 "강한 돌풍에 열기구가 조종 기능을 상실하면서 인근 삼나무 방풍림과 충돌하며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금방 다시 올라간다"며 "모두 자리에 앉아 손잡이를 꽉 잡으라"고 탑승객들을 안심시키며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
 

12일 오전 8시11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물영아리 오름 북쪽에서 관광용 열기구가 추락해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탑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이 사고로 조종사 김모씨(54)가 숨지고, 탑승객 12명이 경상을 입었다.2018.4.12/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그러나 열기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쿵' 소리와 함께 지상으로 추락했고, 탑승객들이 하나둘씩 튕겨 나갔다.

이 같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김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열기구 바스켓에 남아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비상 착륙 과정에서 머리 등을 크게 다친 그는 심정지 증상으로 119구급대원들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탑승객 12명은 골절이나 찰과상 등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어 현재 치료 중이다.

한 탑승객은 "조종사가 가장 끝까지 붙들고 있다가 크게 다친 것 같다"며 "함께 웃으면서 비행을 즐겼는데 아직도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문태 한국열기구협회 회장은 "김 조종사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탑승객들의 안전을 지키려고 열기구를 조종하다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 대표가 속한 ㈜오름열기구투어도 사과문을 내고 "2017년 5월 사업 시작 후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해 왔으나 불행한 사고가 생겨 매우 안타깝다"며 "탑승자와 가족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숨진 김 대표는 아시아인 최초로 캐나다, 아프리카 등에서 상업용 열기구를 운항한 30년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로, 세계 30여 개국에서 열린 열기구 대회 출전, 2200시간 무사고 기록 등 관광 열기구 조종사로 활약해 왔다.

그는 국내 열기구 관광상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2015년 2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정착, ㈜오름열기구투어를 설립한 뒤 제주에서 동북아시아 최초의 열기구 관광 상품를 선보였다.

그는 생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의 하늘을 열기구 축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제주에서 활동하며 열기구 비행 아카데미를 설립해 국내 열기구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으나 이를 미처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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