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 이주민 표심이 주목 받고 있다. 이주민 유권자 수는 정확히 통계화되진 않았지만 최근 4년간 순유입인구를 바탕으로 유추할 때 전체 유권자의 7~8%로 추산된다. 뉴스1 제주본부는 학연·지연·혈연 등 궨당문화가 배제된 표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토착민들은 예전부터 보아온 익숙함에 묻혀 오히려 저평가할 수 있으나 이주민의 시선에서 제주의 자연이란 제주를 제주답게 만드는 가장 큰 보물이죠.”

제주살이 3년차 이주민인 안병일씨(44‧서귀포시‧사회복지사)는 이렇게 말했다.

안씨는 “이주민의 입장에서 제주의 첫째 현안은 환경 문제”라며 “인구증가와 그에 따른 불가피한 개발이라는 당위성으로 치부하기에는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자연환경은 이주민들이 꼽는 큰 장점이자 관심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2016년 5월 발표한 ‘제주 정착주민 실태조사 및 지원방안’에서도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1.4%가 ‘제주 자연의 매력’을 정착동기 1순위로 꼽았다.

응답자 대부분은 자연환경과 여가문화, 친환경적 교육환경 등에 있어서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단순히 ‘환경을 지키자’는 목소리를 넘어 ‘제주다움’을 잃지 않은 개발과 보전의 공존을 바라는 목소리를 냈다.
 

안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제주 홍보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제주의 속살을 비추기보다는 예쁜 풍경 속에 먹방을 외치는 연예인들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다”며 제주의 단면만을 보여주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보였다.

안씨는 “제주와 도민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지도층이라면 이미지를 소비하는 식의 제주팔이가 아니라 진짜 제주다움을 고민하면서 작은 정책 수립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주 5년차인 홍근화씨(42‧제주시 영평동‧사업가)는 “제주는 지켜야할 자연환경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많은 인구유입으로 건설붐이 한창인데 사유재산이기에 간섭이 쉽진 않겠으나 종합적인 계획을 통해 건강한 제주를 지킬 수 있는 방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2013년 제주에 온 김지환씨(40‧제주시 애월읍‧업사이클링 작가)는 “환경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예술과 첨단 IT 기술이 살아있는 제주만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개발보다는 창의적이면서도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지향적인 계획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2013년 1년간 제주에 살다 육지로 돌아갔지만 제주가 그리워 2015년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육연정씨(33‧여‧제주시 건입동‧온라인마케팅)는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절제된 개발정책으로 오래오래 아름다운 세계인의 섬이 될 수 있는 청사진을 그리는 사람이 도지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만의 아름다운 풍경에 사로잡혀 많은 이들이 제주를 찾는데 그 자연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제주의 미래를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육씨는 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관광지로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제주는 정주인구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에 맞는 생활인프라 조성은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제2공항 건설로 제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물 부족, 쓰레기 등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라고 묻는 질문에는 답이 없지만 제2공항을 만들면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측면을 더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6년 전 제주를 택한 최경미씨(40‧여‧서귀포시 구억리‧학원강사)는 “제주만의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최근 몇년을 보면 안타까움이 크다”며 “개발과 보전이 적절히 이뤄져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육지의 정책을 따라가기보다는 제주에 맞는, 제주를 위한 정책을 펼치는 도지사에게 한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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