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만에 공식 선거활동을 재개했다.

원 후보는 16일 오전 8시쯤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실로 들어서며 웃는 얼굴로 선거캠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살짝 부은 얼굴을 매만지며 머쓱한 웃음을 지은 원 후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2공항 문제 등 어려운 갈등 현안을 더 소통하고 더 끌어 안았어야 했는데 (과거를)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걸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원 후보는 이날 집을 나서기 앞서 오전 7시30분쯤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를 갖고 이번 폭행 사건과 제2공항에 대한 입장, 딸의 SNS 활동 등에 대해 덤덤하게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 자본의 대규모 개발사업 책임 등과 관련해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신규 허가를 내준 적이 없다. 전임 도정에서 이미 내준 허가였기 때문에 최대한 통제하게 위해 노력했다”며 “도덕성을 바탕으로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지난 14일 오후 제주벤처마루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의소리 공동 주최로 열린 제2공항 건설사업 단일 주제의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 포인트(One Point) 토론회’에서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김모씨(51)로부터 날계란을 맞은 뒤 얼굴을 폭행당했다.

이후 김씨는 원 예비후보 보좌진 등에게 끌려나가며 지니고 있던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긋는 등 자해소동을 벌였다. 김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원 후보는 15일 하루동안 선거활동을 중단했다가 SNS를 통해 “이번 일이 더 낮은 자세로 도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뜻으로 알고 겸허히 선거에 임하겠다.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선거법 위반 혐의여서 경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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