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과거 공직자 재직시절 골프장 명예회원권을 받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위법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홍영표 원내대표가 “심각한 문제가 될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원희룡 무소속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측에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과 의장,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며 회원권을 이용한 것은 명백한 뇌물”라며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고 나서 파장이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제주당사에서 문대림 예비후보와 위성곤 제주도당 위원장, 강창일‧오영훈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 예비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선거가 되면 별의별 음해가 많이 나온다. 저희당은 (문 후보가)청와대에 들어갈 때도, 이번에도 문제를 철저하게 검증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도 있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혹 사실이 있더라도 그걸 과다하게 부풀려서 선거에 활용하는 정치문화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도권 골프장은 십몇억부터 시작하는데 그런 류의 회원권이 아니다. 이것이 저희 당의 높은 공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내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명예회원권 혜택이 무엇인지 얼마를 썼는지 조사를 다했는데 7회에 걸쳐 약 30만원 정도를 할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각한 문제가 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문 예비후보는 최근 2년 사이 7차례에 걸쳐 해당 골프장을 이용한 사실을 인정하며 “명예회원권은 말그대로 명예고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 잘못은 인정하지만 명예회원권은 큰 특혜가 아니”고 주장했다.

문 예비후보는 청와대 비서관 재직 시절에도 명예회원권을 이용했냐는 질문에 “작년 휴가 때 손님이 와서 제가 계산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도의회 의원과 의장 재직 시절 이용 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골프장 명예회원을 제주도 명예도민에 빗대며 “제주도 관광지를 가면 입장료가 면제되는 게 제주도 명예도민의 혜택이다. 골프장 명예회원권도 그 정도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반회원권으로 둔갑시켜서 마치 몇억원 정도의 향응을 받은 것처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옆에 있던 강창일 의원 역시 “명예회원 갖고 얘기하는 게 좀 유치하지 않냐”면서 “많은 사람들 오라고 명예회원을 준 것인데 그게 왜 문제가 되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측에 반문을 던졌다.

같은날 오후 원희룡 예비후보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과 의장,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고위공직자 신분으로 9년에 걸쳐 공짜골프를 친 것에 대해 아무런 도덕적, 법적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문 후보가 과연 도지사 후보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한 원 예비후보는 “저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국가의 기본을 튼튼히 하기 위해 적폐청산에 동감한다”며 “특권과 반칙에 기대어 제주사회를 병들게 하는 세력들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철저하게 청산하는 것을 차기도정 제1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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