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5명이 출마한 제주지사 선거는 그동안 선거판을 뜨겁게 달군 도덕성 의혹 공방이 공식선거운동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화두인 적폐청산이 민주당 대 보수정당 구도가 뚜렷한 다른 지역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이자 도내 대표적인 친문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잇따라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한 원희룡 후보가 서로에게 적폐 프레임을 씌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문 후보측은 원 후보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내는 등 보수정당 소속이었고 전두환 세배 논란과 제4·3위원 폐지법안 공동 발의 등의 과거 전력을 상기시키며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원 후보측은 공무원 줄세우기와 난개발 책임이 있는 우근민 전 지사의 지원을 받고 있고 경선 과정에서부터 각종 의혹에 휩싸여온 문 후보야말로 제주판 적폐세력이라고 반박한다.

적폐 논쟁 속에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도내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민주세력,시민사회,진보정당 등을 대상으로 한 연합정치를 제안했으며 원 후보도 무소속 출마 후 보수층을 넘어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행보를 하고 있다.

문 후보의 골프장 명예회원과 원 후보의 고급형 휴양주거단지 비오토피아 특별회원 의혹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공방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문 후보측과 원 후보측이 이번 선거에서 서로 고발한 건수만 10여 건에 달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와 향후 정책 대결로 전환될지 관심이다.

비오토피아 의혹의 경우 문 후보측은 원 후보를 뇌물수수 혐의로, 원 후보측은 문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 선거 이후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 김방훈·바른미래당 장성철·녹색당 고은영 등 다른 3명의 후보들은 도덕성 공방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양강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살린 정책 위주의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김 후보는 출마 직전 자유한국당 도당 위원장을 맡았고 도시건설본부장과 기획관리실장, 제주시장, 정무부지사 등 고위급 공직을 두루 지내며 쌓은 오랜 행정 경험과 친화력을 내세웠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과 민선4기 제주도 정책기획관, 국민의당 도당 위원장 등을 지낸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는 이념을 벗어난 실용적 도지사를 부각하며 친환경케이블카와 외국인 전용 대형카지노 등을 공약했다.

제주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운영위원장을 지낸 녹색당 고은영 후보는 제주 최초의 여성·청년·이주민 제주지사 후보이자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사람과 자연 중심의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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