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는 20대 청년부터 군인, 노인들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사는 곳이 어디세요?"라고 물으며 관내선거인(지역주민)과 관외선거인(타지역주민)으로 구분해 줄을 세웠다.

안내원에게 신분증을 제시하자 액정화면에 선거인의 성명이 나왔고 선거인은 이를 확인 한 뒤 지문으로 본인 확인을 마치고 투표에 임했다.

소요시간은 2분 내외.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는 순조롭게 이뤄졌고 투표소를 빠져나가는 이들의 표정은 홀가분해보였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와 학군이 형성돼 있다보니 육지에서 내려와 아라동에 터를 잡은 이주민들의 발길이 특히 눈에 띄었다.

8년 전 고향인 제주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김영호씨(59)는 "누구든 약속을 온전히 다 지키진 않겠지만 그래도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한 사람을 뽑았다"며 "뭘 해주겠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선택 기준을 밝혔다.

일을 하기 위해 제주로 이주해왔다는 서울 출신 송상민씨(26)는 "청년 정책은 사실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잘 살 수 있는 제주를 공약한 사람을 뽑았다"며 "유세현장에서도 지켜봤을 때 한 후보가 유독 어르신을 공경하는 게 보여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투표를 하러 온 이주민 지혜영씨(38)는 "유럽처럼 관광세를 받아서 제주 복지를 낫게 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주 5년차인 김성일씨(44)는 "타 시도와 균형 발전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을 뽑았다"며 "공약도 중요하지만 제주를 얼마나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지 능력을 가장 중요시했다"고 밝혔다.
 

인근에 제주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보니 학생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책을 한 손에 든 채로 투표를 마치고 나온 강상우씨(25‧서울)는 "다음주는 대학원 시험 때문에 서울에 직접 투표하러 가기 힘들 것 같아서 사전투표를 하게 됐다"며 "전과와 병역 여부를 살펴보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뽑았다"고 말했다.

책가방을 메고 온 고모씨(25)는 "제주에 일자리가 많지 않아 청년들이 육지로 떠나는 경우들이 많은데 제주청년들을 위한 실질적인 공약을 내놓은 후보를 선택했다"며 "만약 당선된다면 공약을 꼭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남편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에 온 이모씨(68)는 "다리가 골절되서 한마음병원에 입원 중인데 잠깐 외출을 허락받아서 왔다"며 "우리 제주를 잘 이끌어가줄 수 있는 실력있는 분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밝혔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현재 제주지역 투표자수는 7785명으로 투표율은 1.46%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24%)을 웃도는 수치다.

행정시별로 보면 제주시에서는 선거인수 38만3917명 중 5432명(1.41%), 서귀포시에서는 선거인수 14만8598명 중 2353명(1.58%)이 투표했다.

제주 사전투표소는 총 43곳으로,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만 19세 이상 국민은 본인 사진이 있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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