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오전 제주시 아라동주민센터에 설치된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로 줄을 이었다.

20대 청년부터 80대 노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고 교육 차원에서 어린 손주들과 3대가 함께 투표장을 찾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일렬로 줄을 맞춰 투표용지를 배급받고 순서대로 기표소에 입장했다. 약 2분 정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는 순조롭게 이뤄졌고 투표소를 빠져나가는 이들의 표정은 홀가분해보였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와 학군이 형성돼 있다보니 육지에서 내려와 아라동에 터를 잡은 이주민들의 발길이 특히 눈에 띄었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이주 3년차 김원섭씨(43)는 "정책의 일관성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했다"며 "어느 후보는 무조건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환경보전과 함께 제주를 잘 살 수 있게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후보 선택 기준을 밝혔다.

이주 4년차인 오선주씨(35‧여)는 "공보물에 적힌 공약을 보고 투표를 했다"며 "제주에 살다보니 육지와는 달리 교통이 참 불편한데 육지에서 벤치마킹해와서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체계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0년간 육지에 살다 5년 전 고향 제주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신혜경씨(54‧여)는 "따로 공약을 찾아보진 않았지만 현수막을 통해 후보들의 공약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민심을 파고드는 공약에 마음이 끌렸다"며 "새로운 지사는 주택 미분양 문제를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 때문에 2년 전 제주로 이주해왔다는 김모씨(38)는 "투표 참여에 의미를 두고 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공약들은 알지 못한다"면서 "새로운 지사는 환경과 개발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제주를 보다 제주답게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근에 제주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보니 학생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지방선거에서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양희연씨(21‧여)는 "제주 토박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육지와 제주를 오가는 항공료 혜택에 대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에게 마음이 갔다"며 "선거때만 보여주기식으로 공약을 말하지 말고 반드시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역시 지방선거는 처음이라는 임모씨(22)는 "변화를 많이 주는 후보를 택했다"며 "육지 수준으로 균형을 맞춰서 제주를 보다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 현재 제주지역 투표자 수는 8만1780명으로 투표율은 15.4%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11.5%)을 웃도는 수치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