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당선인의 재선 성공 요인은 '진보 교육감'이라는 타이틀과 '현역 프리미엄'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도교육감 선거는 제주도지사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해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현역 교육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공식선거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 당선인은 교육감 재직 시절 보여준 교육과 아이들에 대한 진정성이 리더십에 대한 신뢰로 이어져 지지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재임 시절 추진한 '고입 선발고사 폐지'를 유지하며 고교체제개편을 안정적으로 완성시키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이 당선인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교육복지특별자치도 완성'을 제1공약으로 내건 이 당선인은 당장 올해 2학기부터 고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하고 전 학년 무상교육을 점진적으로 실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 교육 프로그램 도입으로 제주 공교육을 국제학교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것도 이 당선인의 우선 순위 공약 중의 하나였다.

'넘버원(Numver1) 교육' 보다는 제주만의 '온리원(Only One) 교육'을 추진하겠다는 이 당선인의 진보적인 전략은 결국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각종 의혹과 공방 속에서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던 제주도지사 선거와 달리 '정책'을 내세워 선거의 관심을 끌고, 시끄러운 유세차량 대신 등굣길 학생들과의 하이파이브를 택한 전략도 눈에 띈다.

상대 후보인 김광수 후보의 경우 일찌감치 지난 2월 보수진영 단일후보로 추대되면서 이 당선인과 양자 경쟁구도를 형성했지만, 너무 이른 단일화로 인해 보수진영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촛불혁명 이후 보수에 대한 거부감이 지배적이자 김 후보는 선거기간 중 보수 성향을 전면으로 드러내지 않고 중도 표심을 공략했다.

하지만 진보표는 이 당선인에게 뺏기고 보수표도 제대로 잡지 못한 형국이 됐다.

여론조사 결과 30%에 육박했던 부동층이 김 후보에게로 쏠리며 개표율 70%가 되도록 접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승리의 깃발은 여론조사 내내 우위를 선점한 이 당선인에게로 향했다.

'보수 대 진보'가 아닌 '현역 대 도전자' 구도가 형성되면서 선거기간 내내 현역인 이 당선인이 유리한 입지를 선점, 결국 당선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이 당선인의 공약에 이의를 제기하며 '내신 100% 고입 제도 전면 재검토'와 'IB교육과정 대체 제주형 교육과정 개발'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공약은 제시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개표 전까지만 해도 김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초박빙으로 접전이 벌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4년간 교육정책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 표출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 당선인은 정책 추진과 관련해 '도민 공감대 형성'이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됐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