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52)의 낙선으로 민주당은 결국 제주도지사 선거에서만 무려 5연속 패배를 당하게 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문 후보는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40.01%의 득표율을 기록, 원희룡 당선인(51.72%)과 11.71%p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70%대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남북·북미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호재 속 17대 총선 이후 4연속 3개 선거구를 석권하고 있는 '텃밭' 제주에서의 패배라 더욱 뼈아프다.

민주당은 지난 4월 당내 경선에서 김우남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누른 문 후보를 제주도지사 후보로 내세웠다. 젊은 친문 정치인 이미지가 주효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경선과정에서 제기됐던 ㈜제주유리의성 주식 은폐, 제주 송악산 부동산 투기, 석사학위 논문 표절, 당원명부 유출 등의 의혹을 잠재우지 못한 채 본선에 나서야 했다. 김 전 최고위원 측이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선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 후보는 본선에서도 원희룡 당선인 등 상대 후보로부터 부동산 개발회사 부회장 역임, 타미우스 골프장 명예회원권 이용 등의 공격을 받으며 진위를 떠나 도덕성에 큰 흠결을 남겼다.

여기에 문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기간 소위 문재인 마케팅과 네거티브 전략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민주당 표가 대거 이탈한 것이 패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선거 당시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는 진철훈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을 제주도지사 후보로 내세웠으나 3위에 그쳤다.

재선에 나선 김태환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려 했으나 당내 반발로 무산되면서 결국 무소속을 선택,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와 접전 끝에 최종 당선됐다.

민주당은 2010년 선거에서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을 제주도지사 후보로 냈지만 또다시 3위에 머물러야 했다.

정치계에 복귀한 우근민 전 지사가 3선 도전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했으나 성희롱 전력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돼 결국 무소속으로 출마,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두 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에서 거절당한 후보들이 민주당에게 패배를 안겨준 셈이다.

2014년 선거 때는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원희룡에 맞서 신구범 전 지사가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로 나섰지만 크게 패배했다.

여기에 이번 선거까지 패배로 귀결되면서 최근 적폐청산 전략을 구사해 온 민주당은 예상치 못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다만 전국적인 민주당 바람으로 정당이 없는 교육의원 5석을 제외한 제주도의회 전체 의석 38석 가운데 29석을 가져간 점은 '절반의 성공'이 됐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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