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A교수를 둘러싼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학과 4학년 학생들은 수업거부에 이어 기자회견을 통한 추가 폭로에 나섰고, 이에 제주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재학생들의 지지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는 18일 제주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학생이지 노예가 아니다"며 A교수의 사과와 함께 대학 측에 A교수에 대한 수업·평가배제 및 파면, 진상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A교수의 상습적인 폭언과 인격모독·외모비하·성희롱 발언을 비롯해 개인사 학생 강제 동원, 정규수업 외 무기한 연장 수업, 당일 통보식 수업시간 변경, 참고서적 강매, 공모전 상금 배분 강요 등을 갑질 사례로 들었다.

특히 이들은 이날 A교수가 미성년 자녀를 국제 공모전 수상자에 끼워넣었다는 추가 의혹도 폭로했다.

이들은 "A교수는 학생들이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하게 되면 학생들이 얼굴도 알지 못하는 자신의 자녀 이름을 넣도록 지시해 왔다"며 "현재 관련 증언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철저한 확인·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동안 갑질교수의 횡포에 치욕적인 수업을 받아 온 학생들에게 인권은 없었다"며 "수년간 당해 왔던 갑질의 악습을 끊어내고 더 나은 학과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용기를 내 침묵을 깨겠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밝혔다.

이에 현재 SNS 등에서는 학생들 지지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전공 1·2·3학년 학생들은 지난 16일 별도 선언문을 내고 "부당함에 맞서 싸우는 4학년 선배들에게 힘이 되겠다"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선배들 만의 싸움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등 4대 자치기구와 단과대학 학생회로 구성된 제주대 학생인권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교수라는 권력을 이용해 폭언과 협박, 인권모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부당한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꿈꾼다. 대학 당국은 조속히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밖에도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4학년 비상대책위의 SNS 페이지인 '제대멀티' 등에는 재학생들의 지지·응원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현재 제주대 인권센터는 지난 15일 비상대책위와 공동 대응에 나선 제주대 총학생회로부터 진정서를 접수한 직후 인권성평등침해심의위원회를 열고 A교수에게 총장 직권의 연락 및 접촉 금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센터는 인력을 추가 투입해 빠른 시일 내에 진상조사를 마치고 후속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제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요구한 A교수에 대한 해임·파면의 경우 절차상의 문제가 있지만, 수업·평가배제의 경우 적극 고려할 것"이라며 "수업은 끝난 상태지만, 평가는 A교수의 동의 하에 제3자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교수는 지난 1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학생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미안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A교수는 "사실확인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내용이 전달되고 있어 명예가 많이 훼손된 상태"라며 "오해가 있는 부분을 풀고 싶다. 대학 측이 조사를 한다면 얼마든지 응할 생각이다. 제가 수용할 부분이 있으면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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