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제주도교육감 2기 체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직전 선거 과정에서 쟁점화됐던 주요 교육현안들의 향후 추진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교육감은 18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선 소감과 함께 향후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4년 전 보다 득표율이 20% 가까이 오르면서 과반을 넘겼으나, 앞으로 반대 진영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교육감은 2파전으로 치러진 지난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 과반이 넘는 51.20%의 득표율을 얻었으나, 상대 후보인 김광수 후보 역시 48.79%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격차를 2.41%p 밖에 벌리지 못했다.

깜깜이 선거정국 속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른 점을 감안하면 지난 4년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일부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이 교육감은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반대 진영의 의견들에 대해서는 수용할 것들은 수용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이 교육감은 지난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고입 선발고사에 대해서는 기존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미 3년 전 결정된 사안으로, 내신 100%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는 있겠지만 재검토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향후 4년의 최우선 과제로 '평가혁신'과 '행정혁신', '리더십 혁신'을 꼽았다.

평가혁신은 선거 직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교육계 일각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공인 평가·교육과정) 도입과 연결된다. IB는 토론형·과정중심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 방식을 말한다.

이 교육감은 "중장기적으로 KB(Korea Baccalaureate)를 만들어 내자는 것"이라며 평가의 객관성 확보에 주력할 뜻을 밝혔으나, 관련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교직원들이 현실 적용 가능성과 업무 부담 증가 등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전교조의 경우 도교육청의 일방적인 추진 태도를 문제삼으며 IB 도입 중단을 촉구하는 등 그간 여론수렴과 설득 과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평가혁신'을 뒷받침하는 '행정혁신'도 마찬가지다.

현재 도교육청이 교육중심 학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조직진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가운데 용역 결과에 따라 4년 전 이 교육감의 임기 초 제주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과의 극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무실·행정실 등의 인력을 제로 베이스(Zero-base·원점)에서 재배치하고, 이에 따라 도교육청 본청과 교육지원청, 직속기관의 기구·정원 등을 재조정하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해서다.

'리더십 혁신'의 경우에도 제주도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코드·보은인사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 시행 비율을 현행 5% 수준에서 30%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지난 4년간 추진됐던 혁신 기반의 교육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급부로 교사·행정직 등 교육계 내부 갈등이 예상되면서 향후 4년은 이 교육감의 소통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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