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노동 유연성이 없는 나라는 사회주의 국가 빼곤 없습니다."

김계원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 당면 현안 중 하나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토로하듯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업계 대표로 참석한 김 회장을 비롯해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이흥우 중기중앙회 부회장, 신정기 중기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 이재원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굉장히 심각하고 중소기업은 어떻게 해볼 여지조차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며 "중기중앙회에서 주장하듯 탄력근로제는 (현행) 3개월이 아닌, 12개월로 반드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가구업계도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있다"며 "탄력근무제 1년이 관철되면 성수기에 (일을) 하고 비성수기에 일한 데 대해 휴가를 줘서 적당히 분배하는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금 산업계가 돌아가는 양상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제도를 시행하려면 사전에 시뮬레이션과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정치적 공약을 내세웠으니 일단 시행해야 한다는 건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사장은 "모집단을 만들어 충분히 테스트를 하고 토론 등을 거쳤더라면 수정 보완을 하기 위해 논쟁과 언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중국이 미국 못지않게 잘나가는 거는 규제를 과감히 풀어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산업 종사자들의 말을 경청해주길 바라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노사관계도 서로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기 중기중앙회 노동인력특별위원장은 "일본만 봐도 우리나라보다 노동인력 문제가 유연하다"며 "2020년부터 300인 이하 사업장도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데 최저임금 인상도 두렵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더 두렵다. 회의를 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어제(20일) 당정청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처벌 유예 기간을 6개월 두기로 한 것은 참 다행스럽다"면서도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한꺼번에 줄이는 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매년 1시간씩 줄이는 연착륙 등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부작용 방지를 위해 처벌 유예는 그나마 다행이고 빠른 시일 내에 탄력근로시간제를 입법해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것이 부작용을 실질적으로 막는 길"이라고 제언했다.

또 이들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계 입장문 형태로 낸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에서 이들은 노동계를 향해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결정 시한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모든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노동계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9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열린 첫 전원회의에는 노동계(근로자위원)에서 전원 불참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제반 경제환경을 고려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조속히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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