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바람을 뚫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민 여러분이 좋다고 하실 때까지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민선7기 도정 취임을 앞두고 뉴스1제주취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제주를 키우는 게 최우선"이라며 "제주의 가치가 커지면 국민들도 제주도라는 창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민선7기 도정은 "제주의 가치를 더 키우고 성장의 열매가 도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며 "제주를 내적으로 키울 수 있는 알찬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에 치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원 지사와 일문일답.

-선거 기간 '제주가 커지는 꿈'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여러 가지 함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이는데, 민선 7기 제주도정의 방향성과도 연관돼 있을 것 같다. 민선7기 도정 운영 방향을 설명해 달라.

▶지난 4년 동안 난개발과의 전쟁을 통해 오랫동안 밀렸던 설거지도 열심히 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4000억 원이 넘던 외부차입 채무도 다 갚았다. 이제 제주의 가치를 더 키우고, 성장의 열매가 도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야 한다. 앞으로 새로운 성장은 양적으로도 좀 커져야 되겠지만, 제주를 내적으로 키울 수 있는 알찬 성장, 지속가능한 성장에 치중하겠다.

도민이 제주미래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도민과 함께 도민 모두가 잘 사는 제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급한 청년 일자리 문제부터 해결하고, 민생경제 안정과 대중교통·주택·쓰레기 등 주요 도민 불편을 해소하겠다.

제주의 개발과 환경기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엄격하게 적용해서 청정 제주를 지켜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제주형 에너지신산업과 교통·관광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겠다. 도민과 국민들께 인정받는 제주를 만들겠다.
 

-10대 공약 200개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모든 공약이 다 소중하겠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이 공약은 내가 만들었지만 괜찮은 공약'이라고 추천할 수 있는 공약이 있는지.

▶우리 아이들이 잘 커야 제주가 더 커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시한 200개의 정책공약들 중 청년을 포함하여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공약을 최우선 순위에 둔 이유이기도 하다. 큰 틀에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제주를 만드는 '보육·교육 특별도 제주'가 저의 약속이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학생들의 학력도 높이고 문화향유의 기회도 늘려주기 위해 '제주꿈바당 교육문화학생카드'를 지급할 것이다. 그리고 제주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제주형 자연놀이터를 만들어 흙, 바위, 개울, 숲이 어우러진 자연체험형 놀이공간을 조성하겠다.

전국이 부러워하는 제주의 육아공동체인 수눌음육아나눔터의 제주 전역 확대, 청소년 전용 문화아지트 설치, 자기주도학습센터 확대 설치 등 제주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뛰놀고 자신의 꿈과 적성을 발견하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원 지사의 1호 공약인 일자리 1만개 창출의 경우 청년들이 공공부문에 몰려 도내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시달린다거나 실현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반론이 있다면?

▶청년 일자리 창출은 우리 모두의 문제다. 특히 제주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없기 때문에 공공부문이 받쳐줘야 한다. 특단의 대책으로 앞으로 4년간 공무원 2500명,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3500명, 공공사회서비스 인력 4000명 채용하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지난 19일 출범한 도민화합공약실천위원회에서 수립할 것이다. 단순한 약속 이행을 넘어 더욱 진취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일례로 제주 공기업들은 흑자폭을 유지하면서 창의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최근 4년 동안 정원이 529명에서 1014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공공일자리 공약을 위해 필요한 재원 2500억 원도 개발이익, 면세점과 카지노 수익 환원, 물과 바람 등 청정자원 활용 수익 등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공공부문의 몸집을 키우면서, 중소기업도 동반성장을 위해 중장년 고용장려금 지원, 경력단절 여성 맞춤형 채용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인력난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

-제2공항 반대 주민과 단체들이 제주도가 주관하는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공항 개발은 국책사업이고,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국토교통부가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중 처음으로 해당지역 주민들의 사전타당성 재조사 요구를 수용했고, 그 결과에 따라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추진하기로 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를 믿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대신, 검증을 위한 검토위원회를 구성할 때 지역주민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되고, 투명한 검증이 이뤄지도록 주민수용성을 높여나가겠다. 지역특성상 항공기도 도민의 대중교통수단이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도 생각해야 할 숙제다. 앞으로 지역주민과 더 소통하고, 도민의견을 경청하겠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당이 된 도의회, 그리고 민주당 국회의원들과의 협력 관계가 중요해 보인다. 지사 스스로 '대화정치의 시험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과의 앞으로 협력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국회의원, 도의원과 도지사 모두 도민의 뜻을 받들어 당선됐다. 서로 위치가 다를 뿐 도민행복과 제주 발전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교만해지고, 그 종말은 뻔하다.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서로 다른 견해에 대해서는 사전조율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풀어가겠다. 특히 저부터 겸손함을 잃지 않고, 도의회와 소통 통로를 넓혀 큰 틀의 화합·참여·대화로 협력정치의 수준을 높여나가겠다.

-도민사회에서는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라는 시선과 더 큰 정치를 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교차한다.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지방선거 이후 야권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연관해 정치적 행보에 대해 말해 달라.

▶저의 정치 진로는 이미 제주도민께 맡겼다. 도민 여러분이 좋다고 하실 때까지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겠다.

무엇보다 제주를 키우는 게 최우선이다. 한눈팔지 않고, 도민만 바라보고 도정에 전념하겠다.변화와 혁신을 통해 제주의 가치가 커지면 국민들도 제주도라는 창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민선6기 도정에서부터 추진해온 남북 협력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과 앞으로 전망을 말해 달라.

▶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지만,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10년 넘게 감귤보내기사업을 지속한 경험이 있다. 민선6기 때는 Δ감귤보내기 사업 재개를 비롯해 Δ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사업 Δ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보존 공동협력사업 Δ평화크루즈 라인 개설 Δ제주포럼 북한측 인사 초청 Δ남북 에너지평화협력 등 5+1 대북사업을 제안했다.

올해 제주포럼에 북한장애인예술단 공연 및 전문가 초청 세션은 원칙적 합의단계까지 도달했지만, 추가 접촉 과정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한라산-백두산 생태환경사진전 9월 개최 협의, 유엔의 대북제제 해제 이후 흑돼지 종돈 교류, 감귤농축액 지원 등 추가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협의해 나가고 있다.

특히 선거기간 중 청정에너지산업을 통한 북한과의 경제협력과 먹는샘물 공동 개발, 향후 남북미 정상회담 및 후속 회담의 제주 개최를 제안했다. 앞으로 '세계 평화의 섬' 제주가 한반도 평화증진과 세계평화의 중심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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