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제주는 국내 뿐만 아니라 영국, 중국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전시가 곳곳에서 열려 거대한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명예술 거장 브루스 먼로(59)는 '평화의 섬 제주-빛의 바람이 분다'를 주제로 3만여개의 바람개비 형태의 조명 설치 작품을 제주 조천읍 일대에 설치했다.

3만여개의 LED 발광체로 구성한 '오름'은 브루스 먼로가 제주도의 오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 필드 오브 라이트(Field of Light)를 색다르게 재현한 작품이다.

먼로는 호주의 울룰루에서 영감을 받아 필드 오브 라이트를 제작했으며 이 작품은 올해 3월까지 울룰루에서 전시됐다.

그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의 유산인 제주도의 바람과 돌들, 해녀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면서 "특히 오름은 제주에서 굉장히 특별하면서도 독특한 곳이고 울룰루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과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오름'과 함께 그의 또다른 대표작 '워터 타워'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21살에 라이얼 왓슨의 저서 '인도네시아 명상 기행'을 읽고 거기에서 영감을 받아 워터타워를 만들게 됐다"면서 "각 타워는 사람들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아름다운 차밭 사이에 설치를 했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와 (주)아트플레쉬가 주최하는 제주 라프(LAF, Light Art Festa)에서는 브루스 먼로의 작품 외에도 젠 르윈, 탐 프루인, 제이슨 크루그먼 등의 대표작들도 야외 전시공간에 설치된다.

6000여 평의 대지에 설치된 3만 여개의 조명 설치작품 '오름'은 전시기간(7월27일~10월24일)이 끝난 뒤에도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중국과 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전시도 다음달 3일부터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열린다.

제주세계유산본부가 주관하고 아시아예술경영협회가 주최하는 '제주, 아시아를 그리다-한중 아방가르드 대표 작가 전'에는 중국 현대미술의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블루칩 작가 저우춘야와 중국 사진계의 거장 왕칭송, 유리 인간 시리즈의 우밍중, 제주도 저지예술인마을 1호 외국인 입주 작가 평정지에, 전주국제영화제와 로테르담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쥐안치가 참여한다.

왕칭송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광주비엔날레에 온 뒤로 한국과 사랑에 빠지고 한국문화에 큰 매력을 느꼈다. 특히 숨을 참고 바다 밑에서 작업을 하는 제주도의 해녀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이번 전시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현존 한국 작가로는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팝아트 대표주자 김동유 작가와 홍경택, 양태근, 이길우 작가 등이 참여해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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