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최고 시간당 70㎜의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제주도 산지와 동·남·북부에는 호우경보, 서부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도내 주요 지점의 누적 강수량을 보면 한라산에는 성판악 326.0㎜, 한라생태숲 277.0㎜, 윗세오름 212.0㎜, 삼각봉 191.0㎜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 밖에도 성산(동부) 318.8㎜, 태풍센터(남부) 311.0, 선흘(북부) 251.0㎜, 신례(남부) 250.5㎜, 송당(동부) 237.5㎜, 산천단(북부) 224.0㎜, 서귀포(남부) 177.1㎜, 구좌(동부) 172.5㎜, 제주(북부) 120.6㎜, 마라도(서부) 39.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기상청이 전날 오후 6시10분에 발표한 기상 특·정보 통보문을 보면 당초 예상 강수량은 10~50㎜에 불과했다.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시속 20km의 속도로 북진하면서 산지와 동부를 중심으로 비를 뿌리겠으나, 나머지 지역에는 산발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보였다.

그러나 이와 달리 현재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도 곳곳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이상의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남부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70㎜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현재 남부지역에서는 주택·빌라 침수, 차량 고립 등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폭염 속 동·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70~80㎜의 기습 폭우가 잇따르면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약화될 것으로 보였던 고기압이 예상과 달리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고, 여기에 남동풍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며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가 부딫히는 경계면에 제주도가 위치하면서 많은 비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폭염과 태풍 등으로 기압계가 계속 바뀌다 보니 기상상황을 예측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기상을 분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제주도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내외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비는 제주도가 기압골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14일 밤부터 차자 그칠 전망이다. 14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30~80㎜, 많은 곳은 12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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