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제주를 찾는다. 김 위원장의 제주방문은 전국순회 강연행보의 일환으로, 전날 '보수 불모지' 광주에 이어 2번째 일정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제주도청에서 원희룡 지사를 만날 예정이라, 김 위원장이 한국당 지도부가 띄운 '보수대통합', '반여권연대'의 핵심축인 원 지사 영입을 타진하는 게 제주방문의 실질적 목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 지사는 지난 2016년 탄핵정국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지만 지난 6월13일 지방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한국당,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야권은 완패를 당했지만, 원 지사는 제주도지사 연임에 성공해 TK(대구·경북)를 제외한 보수성향 인사 중 유일한 당선자가 되며 이름 값을 올렸다. 현 정계개편 정국에서도 '키맨'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 원 지사가 취임 이후 무소속을 유지한채 당적을 갖지 않고 도정에만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특히 원 지사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내일 김 위원장의 제주 방문 면담요청이 있었고, 이에 응할 계획"이라면서도 "무소속 도지사로 도민에게 이미 약속했듯이 중앙정치로부터 한발짝 떨어져 오로지 도정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못박아 만남 전부터 찬물을 끼얹었다.

김 위원장 또한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입당 논의를 바로 할 단계는 아니고, 현재 우리 국가가 당면한 경제, 외교·안보 등 심각한 문제 많으니 그런 부분을 같이 고민하자는 차원에서 차 한잔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원 지사와 만남 후 오후 6시30분 제주대에서 '우리나라 지방자치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김 위원장이 지방분권운동과 참여정부 정책 설계에 관여해 온 데다, 제주가 '특별자치도'로서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실험들과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으며 특정 정당, 당파보다 '지역색'이 강한 정치문화로 유명한 지역인 것을 고려해 '맞춤형' 주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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