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주 바다로 향한 뒤 자취를 감춘 모녀가 정반대 해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6시39분쯤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7부두 하얀등대 방파제 테트라포드 밑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엄마 장모씨(33·여·경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장씨는 부패가 심해 육안으로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장씨 모녀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건 지난 2일 오전 2시47분쯤 제주시 용담동 해안가에서다. 이들은 해안가에서 계단을 타고 바다로 내려간 뒤 자취를 감췄다.

장씨는 이곳으로부터 동쪽 방향으로 5㎞가량(해상 직선거리) 떨어진 지점에서 5일이나 지나 발견됐다.

그런데 장씨의 딸(3)이 발견된 지점은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용담 해안에서부터 서쪽 방향으로 11㎞가량(해상 직선거리) 떨어진 곳이다.

지난 4일 오후 6시36분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딸의 사인은 부검 결과 전형적인 익사로 추정됐다.

부검의는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쯤 사망했을 것이라는 소견을 보였다. 장씨 모녀의 마지막 행적이 발견된 2일 새벽 무렵과 일치하는 시점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사라진 모녀는 왜 정반대 해상에서 발견된걸까.

해경 관계자는 "시신이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과거 돌고래호 전복사고나 세화포구 실종사건의 경우에도 시신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된 적 있다"며 조류나 해류에 따라 시신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주 해류가 남서에서 북동으로 흐르긴 하지만 연안해류는 다양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바람과 조류의 영향도 받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날 동시에 빠졌다고 가정하더라도 피사체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도 받을 것"이라며 "공기가 접하는 면적에 따라 바람의 영향을 받는 정도도 다르고 떠오르는 시기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장씨에 대한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이날 오후 2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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