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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연기·연출까지…단편영화로 제주4·3 알릴래요"
  •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승인 2018.12.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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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대정고등학교 자율동아리 '4·3을 기억해'.2018.12.7©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 대정고등학교 2학년 학생 11명으로 구성된 '4·3을 기억해'는 올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지난 1월 창단된 자율동아리다.

자율동아리는 학교 차원에서 조직된 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운영되는 정규동아리와 달리 관심사가 비슷한 학생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아리를 말한다.

'4·3을 기억해'는 지난 1월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거제도 포로수용소, 부산 근대역사관 등으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기행을 다녀온 1학년 학생 2명이 동아리 단원을 모집하면서 시작됐다.

기행에 동행했던 강익준 교사가 '제주4·3 70주년 기념 동아리 활동' 제안에 선뜻 두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당초 '4·3을 기억해'는 3~4분 분량의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었으나, 한 학생의 말을 빌리면 '욕심이 생기다 보니' 무려 28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제목은 '4월의 동백'.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서 가족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석민'이 1948년 중산간 마을 초토화 작전과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안타까운 죽음에 내몰리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4·3을 기억해'는 지난 3월30일 교내 제주4·3 추모행사 때 처음으로 '4월의 동백'을 선보였다. 당시 객석에 있던 한 4·3 유족의 "이 영화 하나면 4·3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겠다"던 말 한마디는 여전히 학생들에게 큰 뿌듯함으로 남아 있다.

이후 '4·3을 기억해'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주 4·3항쟁 70주년 광화문 국민문화제'와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린 '청소년 4·3문화예술한마당' 등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예상 밖의 겹경사도 맞았다.

'4월의 동백'으로 지난 9월에는 제주대학교 신문방송사 교육방송(JEBS)이 주최한 제16회 제주대학교 영상제에서 대상, 지난 10월에는 김제지평선축제제전위원회이 주최한 제4회 지평선 청소년 영화제에서 황금줄기상(은상)을 수상한 것이다.

'4·3을 기억해'는 부상으로 받은 상금 전액을 제주4·3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에 기부하며 상의 의미를 더했다.
 

제주 대정고등학교 자율동아리 '4·3을 기억해'의 단편영화 '4월의 동백'의 한 장면.(유튜브 갈무리)© News1

'4월의 동백'에서 주인공 '석민'역으로 활약한 이석민군(17)은 "그동안 아버지께서 4·3 때 돌아가신 증조 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는데 사실 크게 와닿진 않았었다"며 "연기를 해 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정말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될 역사"라고 말했다.

이군은 "단지 4·3을 좀 더 알리려고 했을 뿐인데 상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며 "여전히 4·3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4월의 동백'이 4·3에 대해 알게 되는 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3을 기억해' 창단 멤버인 강수범군(17)은 "4·3 70주년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기쁨"이라며 "평소 4·3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였기 때문에 더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강군은 "이제 다들 곧 고3이라 '4·3을 기억해'를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4·3 포함한 아픈 우리 역사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가는 동아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담당인 강익준 교사는 "'4월의 동백'을 만들고 나서 학생별로 소감문을 받았는데 A4 10장 이상 써 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1년 동안 주체적으로 활동해 온 학생들이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며 "앞으로도 곁에서 든든히 지원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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