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하나만으로 지역에 활기가 돌게 됐네요."

7일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제주북초등학교 뒤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새롭게 탈바꿈한 '김영수도서관'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도는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도서관인 김영수도서관을 마을도서관으로 재탄생시키고 이날 준공식을 진행했다.

김영수도서관은 북초등학교 출신 기업인 고(故) 김영수씨가 지난 1968년 어머니의 90회 탄신을 기리며 신축해 기증한 것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눈에 띠면서 삼도동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고, 도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예산을 확보해 지난 5월부터 리모델링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업은 지역주민 워크숍, 국토교통부 주민참여 프로젝트팀 공모사업 참여 등의 절차를 밟아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진행됐다.

지상 2층에 연면적 365.03㎡ 규모로 새롭게 태어난 도서관의 지상 1층은 고즈넉한 한옥집을 연상하게 하는 열람실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 될 카페, 공부방, 아이돌봄방 등으로 구성됐다.

2층에는 제주목관아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열람실과 서가, 옥상테라스 등이 마련됐다.


준공식 축사에 나선 김양훈 도 도시건설국장은 "학교도서관이 마을도서관으로 활용된 사례는 있지만 김영수도서관처럼 도시재생을 통해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학부모, 마을이 힘을 합쳐 도서관을 조성하고 지역에 개방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설립 후 50년이 지난 오늘 아이와 어른 세대를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더 나은 미래로 데려가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김영수도서관 사서로 일했다던 신유희 삼도2동부녀회 운영회장은 "겉에서 봤을 때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내부는 구세대 신세대가 함께 어울러질 수 있게 바뀌었다"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설레는 장소가 됐다"고 소녀처럼 기뻐했다.

북초등학교에 2·6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김수희씨는 "최근 목관아에서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는데 바로 옆에 도서관이 생겨서 아이들 문화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67회 졸업생이자 삼도동 주민이라고 밝힌 김재범씨는 "인성과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 기쁘다. 책을 기증할 계획"이라며 "과거 관덕정에 많은 사람들이 몰렸듯이 이 공간으로 인해 원도심에 다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도시재생센터 관계자는 "학교 안팎의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원도심만의 마을도서관이 태어냈다"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라카 속담처럼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도서관을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수도서관은 사서 교육, 책모으기 행사 등 준비기간을 거친 뒤 2019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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