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이하 공론조사위)가 공론조사위의 녹지국제병원 개원 불허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조건부 허가' 결정에 강한 유감 입장을 표명하며 조기 해산했다.

허용진 공론조사위원장은 1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론조사위 명의의 백서를 발간하지 않기로 해 (공론조사위는) 사실상 해산됐다"며 "유감스럽고 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당초 공론조사위는 지난달 제정된 '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지역 현안에 대한 공론조사가 이뤄진 만큼 기록화 작업을 추진해 백서 발간 후 해산할 예정이었다.

허 위원장은 "대의 민주주의에 직접 민주주의를 더한 공론조사는 민주주의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는 제도"라며 "원 지사의 결정은 이 같은 제도와 공론조사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조기 해산 배경을 밝혔다.

허 위원장은 "숙의형 공론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기 때문에 앞으로 숙의형 공론조사가 필요한 공동의 극복 과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더했다.

향후 백서 발간 여부는 도 관련 부서로 구성된 공론조사위 행정지원 TF(태스크포스)에서 판단해 결정될 전망이다.

공론조사위는 지난 8월 3000명 대상의 찬반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민 참여단을 모집했으며, 도민 참여단이 실시한 공론조사 청구인·사업자 질의응답, 두 차례의 숙의토론 등을 거쳐 최종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10월4일 도에 녹지국제병원 개원 불허를 권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