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나를 저멀리 데려다줘 라라라 라라라…'

제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밴드 동아리 파적(破寂·고요함을 깨뜨리다)의 자작곡 '별 속에서'의 한 구절이다.

파적은 2011년 창단돼 올해 8년차를 맞은 학교 대표 동아리로, 현재 1학년 7명, 2학년 6명 등 총 13명이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활동은 주로 학년별로 이뤄진다. 1학년 학생들은 '임팩트(Impact)', 2학년 학생들은 '니은(ㄴ)'이라는 이름을 달고 합주 연습을 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관심 분야가 비슷한 다른 고교 학생들과도 연합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한다.

면면을 보면 관련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부터 취미로 악기를 배우려는 학생들, 동아리 활동 자체에 흥미를 둔 학생들까지 모인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점심 시간, 방과 후 시간 등을 활용해 틈틈이 합주에 매진해 온 학생들은 올 한 해에만 10곡에 가까운 커버곡을 완성했다.

듀스의 '여름 안에서',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신해철의 '그대에게', 델리스파이스(Delispice)의 '고백',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쏜애플(Thornapple)의 '시퍼런 봄', 2NE1의 어글리(Ugly)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자작곡도 썼다. 보컬 원동현군(17) 작사·작곡한 '별 속에서'다.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분위기 속 동요 '악어떼'를 인용한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학생들은 "관객 반응이 가장 좋은 곡"이라고 목소리를 모으며 크게 뿌듯해 했다. 파적은 지난 8월 이 곡으로 도내 청소년 밴드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 학생들은 파적을 창단한 한 선배의 도움으로 '별 속에서'를 음원으로 녹음하고 있다. 한 해 동아리 활동을 마무리짓는다는 생각에 모두들 열심이다.
 

파적 대표를 맡고 있는 원군은 "중학생 때부터 악기를 다뤘던 친구들도 있고, 이제야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도 있어 초반에는 약간의 실력차가 있었는데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다 보니 오히려 시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원군은 "돌아보면 각종 공연이나 경연대회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연습 막바지 합주가 잘 맞을 때 만큼 즐거울 때가 없었던 것 같다"며 "졸업한 뒤에도 친구들과 밴드 활동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드럼을 맡고 있는 강산군(16)은 "드럼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독학하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면서 "파적 활동으로 더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웃어 보였다.

담당인 권미경 교사는 "학생들이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합주를 하던 첫 모습이 지금까지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며 "파적 활동이 끊이지 않고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더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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