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 농성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51)가 행정대집행의 적절성을 놓고 11일 설전을 벌였다.

이날 도청 집무실에서 열린 면담에서 김씨는 원 지사에게 지난 7일 도청 현관 연좌농성장과 건너편 농성 천막 행정대집행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행정대집행 때 텐트 안에 있었는데 목숨에 위험을 느꼈다. 인권을 그렇게 깔아뭉갤수 있느냐. 개돼지 취급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원 지사는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있되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자유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인도와 도청 현관을 통행해야 하는 도민과 민원인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하는 입장"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인도를 농성이라는 이유로 점거해서 행정에서 발부한 계고장과 대집행을 무시하고 불편 끼친 것에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역으로 김씨에게 요구했다.

김씨가 "왜 엄동설한에 거리에 나와있다고 보느냐"고 따지자 원 지사는 "불법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날 김씨가 단식 농성한지 24일째만에 원 지사와 면담했지만 양쪽의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씨는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과 기본계획 수립 중단을 요구했다.

원 지사는 타당성 재조사 검증과정에서 제주도가 배제돼있었다며 국토부로부터 그동안의 내용을 파악한 뒤 다음주쯤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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