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공항 반대운동에 강경한 모습을 보였던 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주도가 다시 신중 모드로 자세를 바꿨다.

14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는 이번주 초 발표하려던 제2공항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연기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주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과 검토위원회 활동 등 그동안의 과정과 내용을 국토교통부를 통해 확인한 뒤 이번 주 중 제2공항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단식 농성 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와 원 지사와의 면담에서 국토부뿐 아니라 검토위에 참여한 반대대책위원회를 만나달라는 김씨의 요구에 제주도측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언론 등을 통해 반대위의 의견을 알고 있어 별도 만남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도는 면담 사흘만에 반대대책위의 의견 수렴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도가 다시 신중 모드로 돌아선 배경은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감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은 원 지사가 김경배씨를 만난 날 김씨를 찾아가 당 차원의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오 의원의 주선으로 반대대책위와 국토부 2차관이 오는 16~17일 사이 면담 약속이 잡혔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제주도의회도 17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열어 제2공항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

일부 도의원들은 국토부가 더 적극적으로 갈등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 채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제주도는 입장 발표를 미루고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반대측이 원하는 검토위원회 활동 기간 2개월 연장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는 또 국토부에 오는 22일 세종시에 이어 제주에서도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착수보고회를 열어줄 것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제주 착수보고회 이후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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