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숙박업이 객실 과잉공급과 관광객 둔화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숙박업 리스크 요인 점검'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숙박업체는 2013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5182개 업체가 총 7만1822개의 객실을 공급하고 있다.

관광객 급증과 정부의 숙박시설 확충 정책으로 2012년말 3만5000여개였던 객실이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2015년 이후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숙박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 하루 평균 도내 체류 관광객 수는 17만6000명으로, 필요 객실 수가 4만6000실 가량인 점에 비춰봤을 때 약 2만6000개는 과잉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객실 이용률과 판매단가 역시 2014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있고, 이같은 상황이 반영되며 도내 숙박업에서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세도 크게 둔화됐다.

또 게스트하우스와 민박, 여관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규모의 업체 비중이 57%로 전국(34.6%)보다 높은 수준이며, 관광숙박업체의 평균 자본금도 117억원으로 전국 평균(160억원)을 밑돌고 있다.

게다가 해외여행에 대한 접근성 확대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지난해 들어 둔화되기 시작해 3분기에는 감소로 전환되면서 숙박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부대시설이 갖춰진 고급호텔이나 젊은층이 찾는 저렴한 숙박시설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는 반면 자연경관 면에서 불리한 시내의 중저가 관광호텔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한은 제주본부는 객실 노후화, 부대시설 미비 등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낮은 등급의 호텔에 대해서는 리모델링 투자와 브랜드화를 통한 통일된 품질 객실 제공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또 과잉공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신규 호텔과 콘도미니엄 등이 추가로 건설 또는 계획중에 있어 정책당국의 장기적인 객실 공급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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