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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폐허·적막' 제주 헬스케어타운…주민들 '우려 속 기대'
  •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승인 2019.02.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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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텔라소 리조트 공사장 안전펜스에 '발주처 사정으로 인하여 공사 중지 중인 현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출입금지 안내판이 걸려 있다.2019.2.6./뉴스1 © 뉴스1 오미란 기자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산록남로를 지나 동홍동·토평동 사잇도로인 동홍로에 진입하자 한 눈에 담기지 않는 거대한 회색빛 콘크리트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중국 녹지그룹이 투자하고 있는 총 153만9013㎡ 규모의 의료복합단지 '헬스케어타운'이다.

한라산을 등지고 서귀포 앞바다를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지형이 무색하게 이 일대 곳곳은 마치 폐허가 된 듯 매우 황량하고 적막했다. 안전펜스도 없이 사방에 5m 높이로 쌓인 암석 더미들은 위협감을 주기도 했다.

단지 내부로 들어가 보니 모두 9개 동으로 구성된 웰니스몰(4만5632㎡)은 안전펜스 뒤로 뼈대만 앙상하게 세워져 있었고, 총 300실 규모의 힐링 스파이럴 호텔(2만5145㎡)은 군데군데 초록색 안전그물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텔라소 리조트(8만7334㎡) 공사장 안전펜스에는 '발주처 사정으로 인하여 공사 중지 중인 현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출입금지 안내판이 걸려 있기도 했다.

휴양 콘도 미니엄은 5년 전, 더 큐브 리조트(옛 힐링타운)는 이달 초 문을 열었으나 인적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간간이 보이는 이들은 모두 직원들이었다.

한 현장관리 담당자는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2017년 6월부터 공사가 잠정 중단됐고, 녹지그룹과 건설사 간 교섭도 계속 지연되면서 지난해 12월 말을 끝으로 모든 근로자들이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웰니스몰(왼쪽)과 힐링 스파이럴 호텔이 공사 중단으로 방치돼 있다.2019.2.6./뉴스1© 뉴스1 오미란 기자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힐링 스파이럴 호텔이 공사 중단으로 방치돼 있다.2019.2.6./뉴스1© 뉴스1 오미란 기자
녹지국제병원(1만8223㎡)의 상황도 비슷했다.

2017년 7월 건물이 준공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 제주도의 조건부(외국인 의료관광객 대상) 개원 허가까지 이뤄졌지만 전면 폐쇄된 상태였다. 주출입구는 자물쇠 뿐 아니라 안팎의 모래주머니들과 의자들로 3중 봉쇄돼 있었다.

직원들은 건물 오른쪽 부출입구를 이용하며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도민 107명을 포함해 134명(의료 58명·행정 76명)이었던 직원 수는 현재 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리자는 "일부 퇴사한 직원들이 있지만 현재 임시 휴직했던 직원들도 전부 복직해 개원 준비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개원 시점과 직원 현황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녹지그룹은 현재 외국인 의료관광객 만으로 운영이 가능할 지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의료법상 개원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3월4일) 이내에 진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개원 허가가 취소되는 만큼 녹지그룹은 해당 조사를 마치고 최종 개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주출입구가 자물쇠로 잠겨져 있다.2019.2.6./뉴스1 © 뉴스1 오미란 기자
1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따르면 녹지그룹은 현재 외국인 의료관광객 만으로 운영이 가능할 지 등에 대해 자체적으로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2019.2.6./뉴스1 © 뉴스1 오미란 기자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 시점이나 녹지국제병원 개원 시점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녹지국제병원의 경우 조건부지만 개원 허가까지 이뤄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12월28일 JDC·동홍마을회·토평마을회 간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녹지그룹 측이 지역 상생을 약속한 데 이어 왕문송 신임 녹지그룹 부사장도 지난달 두 마을회와의 상견례에서 같은 입장을 전달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창훈 토평마을회 회장은 "지금은 헬스케어타운에 대한 찬반양론을 격화시킬 때가 아니라 활성화 방안을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할 때"라며 "최근 제주 경제가 정말 어려운데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상훈 동홍2통 청년회 회장은 "일자리는 공사가 재개되고 병원이 개원된 후에야 생기는 것 아니겠나. 헬스케어타운 자체를 활성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서귀포시 어느 곳에서나 보이는 한라산 중턱의 헬스케어타운이 흉물이 되지 않기 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녹지국제병원 우회투자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후일을 대비한 행정의 발빠른 대안 모색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정엽 서귀포 헬스케어타운·녹지병원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종합병원이라고는 서귀포의료원이 유일한 지역 실정을 고려해 (헬스케어타운을) 시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토평동마을회 관계자들이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녹지국제병원 등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8.12.10/뉴스1© News1 DB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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