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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1년…사각지대 여전
  •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 승인 2019.02.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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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2일 제주시 구좌읍 한 게스트하우스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이 게스트하우스에 숙박했다 목이 졸려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신을 인근 폐가에서 발견했다. .2018.2.12/뉴스1 © News1 이석형 기자
지난해 2월 8일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관리자 한모씨(33)가 투숙객 A씨(26·여)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게스트하우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은 대대적인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약속했지만 1년이 흐르도록 관광객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행정당국 관리 사각지대 인지…'안전인증제' 도입
살인사건 발생 이후 도내 게스트하우스 실태를 파악한 결과 대부분은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늘릴 목적으로 마련된 '농어촌민박'으로 등록돼 있지만, 실상은 주소지만 농어촌으로 옮긴 운영자가 숙박업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휴양펜션이나 일반숙박업과 달리 공중위생법이나 관광진흥법을 적용받지 않는데다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여서 건축 연면적 230㎡ 미만 규정만 갖추면 개업이 가능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행정에서는 휴양펜션업이나 관광숙박업, 일반숙박업으로 신고한 업소에 대해서만 담당부서별로 관리할 뿐 농어촌민박업 사후관리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부랴부랴 관리‧감독에 나선 결과 드러난 실상은 그야말로 불법영업 천국이었다.

농어촌민박 운영은 직접 거주해야만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어기고 관리자를 앞세운 업소(농어촌정비법 위반)가 태반인데다 농어촌민박으로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상호를 내걸고 영업을 하는 곳(공중위생관리법 위반)도 있었다.

주류나 음식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신고 없이 투숙객들에게 파티 참가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술과 안주를 제공한 업소(식품위생법 위반)도 있었다.

변칙영업을 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한 도와 경찰청은 '나홀로 여행도 안전한 제주 구현'을 목표로 각종 안적 대책을 내놨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도입한 '농어촌민박 안전인증제'다.

도는 Δ농어촌민박 사업 신고자 직접 거주 Δ객실 내·외부 잠금장치 설치 Δ민박시설과 주변 CCTV 설치 Δ경범죄 이상 112신고 및 출동 여부 등 5개 분야 20개 항목에서 적합판정을 받도록 한 뒤 관광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한 홍보를 약속했다.

그런데 2019년 2월 현재 인증을 받은 업체는 39곳(제주시 31곳·서귀포시 8곳)에 불과하다. 도내 농어촌민박이 3865곳(제주시 2355곳·서귀포시 1510곳)인 점에 비춰봤을 때 전체의 1% 가량만 안전인증을 받은 셈이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 위치 등 정보가 전달되는 '안심제주 앱'과 '제주여행지킴이 단말기'도 대책으로 내놨으나 이용실적은 턱없이 저조한데다 사후약방문식 처방에 부과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 쏟아진 대책에도 성범죄 계속…관리 일원화 절실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안전 대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게스트하우스 내 성범죄는 또 다시 되풀이됐다.

지난해 11월 17일 제주시 내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해양경찰 A씨(24)가 새벽녘 20대 여성 투숙객 2명이 묵고 있는 객실에 침입해 이들을 추행한 것이다.

해당 게스트하우스에서는 같은해 7월에도 투숙객 B씨(29)가 여성 투숙객의 알몸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구속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2개동을 숙박업소로 운영하면서 1개동만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해 올 초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적발된 곳이기도 하다.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세 차례나 법 위반 사례가 발생했는데도 행정당국의 관리는 허술하기만 했다.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쳤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도는 안전인증제 손질에 나섰다.

업주들이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CCTV 설치에 대한 50% 지원을 위해 예산 1억7600만원을 확보하고, 관광진흥기금을 우선 알선하는 등 인센티브 강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는 농어촌민박에만 해당될 뿐 전체 게스트하우스 관리를 위해서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과 함께 별도의 숙박시설로 분류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2월 '게스트하우스 관련 법제도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행 숙박업 관련 법령에는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어떤 업종으로 영업을 하는지에 따라 관리‧감독부처가 제각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Δ숙박업 규정 정비 Δ관리체계 일원화 Δ새로운 업종 도입에 대한 기준 마련 Δ불법영업 단속 등의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asy0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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