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의 올해 첫 제주시 연두방문에서는 숙박시설 포화와 관광객 감소로 인한 관광업계의 우려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원 지사는 12일 제주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와 일자리를 주제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신제주에서 모텔을 운영한다는 한 시민은 "숙박 호텔 업계는 객실 공급과잉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서로 덤핑하고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는 너무 안좋은 상황인데 지사가 외국에 가서 관광객 끌고 와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다른 호텔 관계자는 "요즘 호텔 전문경영인들은 대표자도 포함해 수난시대라고 이야기한다"며 "요즘에는 제주에서 가장 잘나가는 호텔들이 명퇴도 받고 일주일에 200명정도의 실업자들이 취업교육을 받고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또다른 호텔 대표는 "제주도 호텔 공실이 늘어나는 문제는 2014년부터 경고됐던 문제"라며 "주민들이 뭉쳐서 관광 거버넌스를 구성한 일본 사례를 받아들여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원 지사는 "현재 분양호텔이나 객실 과잉에 대해서는 2014년부터 경고했고 호텔 신축은 관광진흥자금 융자를 끊어버렸는데도 타운하우스, 분양형호텔을 해서 계속 공급되고 있다"고 행정력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래 숙박업 아닌 곳도 분양이 안되니 편법으로 숙박업을 하고 거기다 공유민박까지 하겠다고 한다"며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동원하겠지만 건축허가는 요건이 맞으면 허가를 내줘야 하고 허가를 안내주면 (소송을 통해)법원이 허가를 내주고 있다보니 경고를 하거나 융자를 끊거나 법을 고치는 제한된 수단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전체 건축경기와 맞물리는게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갖고 때를 놓지지 않도록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기본적으로는 구조적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도내 숙박업소 총 보유객실은 7만1822실로 2012년 말 3만5000실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2018년 하루 평균 제주 체류 관광객이 17만6000명, 필요 객실수가 4만6000실인 점을 고려하면 2만6000실은 과잉공급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광객은 줄고 숙박업 간에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이 과도해지면서 지난해에만 18곳(1118실)이 휴업하고 600곳(2215실)이 폐업신고를 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