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내 카지노의 확장 이전을 사실상 원천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노형동 을)이 카지노 대형화에 대한 제주도정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12일 자신이 발의한 '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의 입법예고가 종료된 데 따른 입장자료를 내고 "카지노에 대한 현 도정의 가장 큰 문제는 명확한 정책적 대안의 부재"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대형 카지노에 대해 목적에 따른 제한적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비해 도정은 카지노 대형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다"며 "심지어 도정은 수익 환원 등의 제도 조차 없이 카지노 대형화 만을 옹호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원칙 없는 카지노 대형화는 최근 도내 숙박공급 과잉과 같은 공급 과잉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이에 따른 음성화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제주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2018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박문제 위험집단 비율(14.1%)을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지역사회에 어떤 문제가 야기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카지노 대형화를 확대하는 것이 적절한 지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관광개발의 LT카지노가 확장 이전될 예정인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일대에는 노형초·백록초·한라초·월랑초·한라중·남녕고·제주일고·제주고 등 여러 교육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의원은 "주거·학교 밀집지역에 대규모 카지노를 표방하고 있는 사업자와 지난해 도정질의에서 카지노 허가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원희룡 지사의 답변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귀결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카지노업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영업소 소재지 변경을 위한 변경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를 영업소가 입점해 있는 건물의 대수선, 재건축, 멸실 등 불가항력에 의한 경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내 소규모 카지노를 인수한 뒤 변경허가를 받아 해당 카지노를 확장 이전하는 '카지노 대형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조례안 입법예고 기간 도의회에 접수된 의견서는 총 34건으로, 접수된 모든 의견은 상위법 위반·사유재산권 침해·고용창출 역행·세계적 추세 역행·형평성 문제 등을 우려한 반대 의견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조례안을 19일 개회하는 제369회 임시회에 바로 상정하지는 않고 우선 토론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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