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경제 전 분야가 침체에 빠지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적지 않다. 제주경제의 두 축인 관광과 농업이 모두 위축된데다 신성장산업 활성화 등 관련 정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1은 제주경제를 이끄는 리더들을 만나 현재 처한 상황과 타개책 등을 짚어본다.
 

강원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주본부장은 단순히 농수산물을 생산·유통하는데서 그치지 말고 '즐거운 경험'을 입혀야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뉴스1 제주본부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주 농수산업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며 "제주특산물을 보면 즐거운 경험이 떠올라 행복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제주의 농산물은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청정지역의 산물이고 육지와는 다른 출하시기로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aT는 이러한 마케팅 포인트를 잘 살려 유통·판매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지난해 영농일지 디지털 플랫폼인 '농집'를 도입했다고 밝히며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수출국에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할 경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aT의 핵심사업 중 하나가 농산물 수급안정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제주지역본부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말씀하신 바와 같이 aT는 정부비축물자 수매 및 판매 등을 통해 국내 농산물의 수급을 안정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산 농산물 가격을 지지하고 국내 농업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농산물 출하량이 많은 시기에는 수매해 가격폭락을 방지하고, 단경기에는 수매한 물량을 방출해 가격급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 제주본부에서는 도내 주요 생산작물인 무와 콩의 적정물량을 작기별로 확보하고, 방출 시기와 물량을 조절해 생산농가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농협, 생산자협의회 등 유관기관 및 단체와의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주요농산물 작황 및 산지동향을 파악해 수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 농수산식품 수출 현황은 어떤가. 아울러 앞으로의 수출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얘기해달라.

▶작년 한해에는 영국의 브렉시트 불확실성, 미중 무역전쟁 등 세계 경제 하방압력으로 인해 국가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이 1.7%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제주지역 농수산식품 수출은 6400만불로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제주도의 수출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넙치가 2000만불로 가장 많이 수출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소라, 생수, 양배추 순이다. 국가별로는 일본(3200만불), 미국 순이며, 이들 상위 2개 국가가 전체 수출액의 73.4%를 차지하고 있다.

aT는 농수산식품 수출확대가 농어가소득 제고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 신선농수산물과 국산원료 사용비율이 높은 농식품을 집중 지원해 수출이 도내 농어업 발전과 농어가소득 제고로 이어지는 체계를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 또 도내 수출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단계별로 지원사업을 분류(육성형-도약형-열매형)해 중점 지원함으로써 수출추진 단계별로 적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본, 미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점차 신남방과 신북방, 유럽과 남미 등으로 다변화해 보다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제주지역 농산물 유통개선과 관련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이 있다면.

▶제주농가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나 친환경 농산물 등 양질의 농산물이 제 값에 팔리고, 소비자들은 안전한 고품질 우리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농산물 유통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제주도의 농산물은 첫째 천혜의 환경에서 자란 청정지역의 산물이라는 점, 둘째 육지와는 다른 출하시기로 경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포인트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다. 이러한 마케팅 포인트를 잘 살려 유통·판매될 수 있는 유통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로컬푸드 생산농가들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작년 제주시 1곳, 서귀포시 1곳이었던 직매장을 올해 3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로컬푸드직매장, 꾸러미사업장 등 직거래 사업장의 경영안정을 위해 농가교육, 소비자체험·교류행사, 홍보마케팅사업이 통합된 '직거래 경영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4차산업혁명 등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제주지역이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는가.

▶aT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우리 농업에도 디지털 플랫폼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농가들이 농작업·출하처 등이 기록된 영농일지를 디지털 플랫폼인 '농집(Nongzip)'을 통해 입력·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일일이 손으로 장부를 작성하고 관리하던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이렇게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수출국에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경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가고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출범한 사업인 농집 플랫폼은 아직 농가 현장에서 적응 중인 단계이지만, 지역본부에서는 지속적인 교육 및 안내를 통해 더욱 많은 농가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경제기관‧단체장 간담회에서 감귤박람회가 감귤 판매뿐만 아니라 도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야 한다는 의견을 내셨다. 이를 비롯해 제주 농수산업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스페인의 토마토축제, 프랑스 레몬축제 등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한 세계의 유명한 축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박람회(Exposition)'보다는 '신나게 즐긴다'는 느낌의 축제(Festival)로 변모시켜 도민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감귤, 광어 등 제주특산물을 보면 즐거운 경험이 자연스럽게 떠올라 행복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전략은 해외 수출에도 유효하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상품 대비 낮은 가격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품질은 기본이고 상품에 스토리, 즉 즐거운 체험을 입혀야 한다. 우리 제주도는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천혜의 섬으로써 이 곳에서의 즐거운 체험은 소비자들에게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제주 농수산업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이 제주산 농수산식품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우리 농어가에서는 제주다움을 잃지 않는 상품을 만드는데 전념하고, 국내·외 소비시장에서는 제주만의 특별함을 찾는 소비자들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aT에서도 필요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힘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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