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 연휴에서 차례상 이슈는 단연 4월13일 치러질 20대 총선이 될 듯하다. 6일로 68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까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지게 돼 다른 어느 때보다 흥미를 더하고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 서울·수도권

매 선거 때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수도권이 전국 어느 곳보다 치열한 여야 접전이 예상되는 곳이다. 역대 총선에서 수도권 유권자들은 늘 여야를 번갈아 택했다.

서울에서 최대 격전지로는 '정치1번지' 종로구를 꼽을 수 있다.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3선 출신 박진 전 의원이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 중 새누리당 경선에서 승자가 더민주의 5선 중진인 정세균 의원과 맞붙게 된다.

서울 노원구병에서는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정치 신인인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일전이 예고돼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노원구가 아닌 경남 창원으로 지역구를 옮기며 안 의원과 이 전 비대위원의 양강 구도가 확정됐다.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로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마포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선거를 앞둔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노웅래 더민주 의원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안 전 대법관과 강승규 전 의원의 경선 혈투가 치열하다.

2000년부터 4번의 총선에서 2승2패를 주고받은 이성헌 새누리당 전 의원과 우상호 더민주 의원의 5번째 '리턴매치'가 펼쳐지는 서대문갑도 열기가 뜨겁다.

서울 강남벨트에서는 서울 서초 갑·을이 최대 격전지다. 본선보다는 새누리당 경선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다. 서초갑에서는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김무성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가세했다.

서초을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훈 의원에 맞서 친이계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 대표와 가까운 정옥임 전 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사태에서 국민의당을 택한 김한길 의원의 서울 광진갑, 더민주 잔류를 택한 박영선 의원의 서울 구로구을은 야권 유력주자들의 희비가 달려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진박'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측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비례)이 경선 경쟁을 벌이는 인천 연수구가 단연 격전지로 꼽힌다.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최원식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시장이 더민주 소속으로 '안풍(安風) 차단'역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에서는 경기도의 정치1번지인 수원시갑이 가장 치열하다. 16대 총선부터 19대까지 여야가 번갈아 당선된 이 지역에서는 이찬열 더민주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16·18대 때 당선됐던 박종희 새누리당 전 의원과 비례대표인 김상민 의원이 혈투에 가까운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구는 김문수vs김부겸…진박 논란으로 후끈

영남권에서는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이 맞붙은 대구 수성갑이 가장 뜨겁다. 김 전 지사에게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선가도가 달렸고, 김 전 의원의 당선은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새누리당의 아성을 깬다는 정치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진박' 인사로 분류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맞붙는 대구 동구을도 단연 주목을 끈다. .

연장선상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현역 새누리당 의원들과 '진박' 후보들 간 경쟁이 펼쳐지는 대구 전역은 설 연휴 지역 정가의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부산·경남에서는 조경태 전 더민주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으로 새누리당의 싹쓸이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김해는 여야의 대결구도가 뚜렷한 격전지로 꼽힌다.

현재 PK(부산경남)에서 유일한 야당인 민홍철 더민주 의원이 김해갑을 사수할지 주목된다. 동시에 옆동네 김해을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민주 지역위원장이 민 의원과 함께 PK에서 '야당벨트'를 형성할지가 관심사다. 김해을에 새누리당에서는 '씨름장사' 이만기 예비후보가 출마했다.

◇호남은 野 각축전…순천·곡성 "이정현 잡아라"

20대 총선에서 호남지역 최대 격전지로는 순천·곡성이 꼽힌다. 이곳은 호남에서 유일한 새누리당 현역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지역구다. 이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수성하면 3선 고지에 오르게 된다.

야권은 '텃밭'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현재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선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 서갑원 전 의원,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라 당내 경선결과가 주목된다.

이 중 서로 앙금이 있는 서 전 의원과 노 전 시장은 순천매산고 선후배 사이로 이곳을 다른 당에 내줬다는 공통적 경험이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정표수 전 예비역 공군소장 등 3명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다만 순천·곡성이 선거구재획정 대상이란 점은 변수다.

전북에서는 전주 덕진이 가장 관심을 끈다. 당내 경선보다 본선에서의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야권내 3자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더민주는 김성주 의원 등이,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가 영입한 통일문제 전문가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출사표를 냈다. 새누리당에선 양현섭 민주평통자문위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광주서구을은 지난해 4·29재보선에서 당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당선되며 더민주가 설욕을 벼르고 있다. 더민주 내에서는 조영택 전 의원 등 출마가 거론되나 야권 심장부 탈환을 위해 '새 얼굴'을 전략공천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정승 전 식약처장이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중원은 누가 잡나…이완구 불출마 속 박수현 vs 정진석 접전

'중원'으로 불리는 충청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는 부여·청양이다. 선거구재획정으로 공주와 합구될 가능성이 커지며 새누리당 내 교통정리가 변수로 떠오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근인 더민주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은 두 지역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표밭갈이를 해왔다. 새누리당에서는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후원회장으로 내세우며 'JP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부여·청양은 현역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이래로 최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대전 중구는 '지역 맹주'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해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선출에서부터 불꽃튀는 전쟁이 예고됐다.

새누리당은 이은권 당협위원장과 비례대표인 이에리사 의원,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더민주 측에서는 이서령 중구 지역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세종에서는 친노(친노무현)계 수장으로 '백의종군' 압박을 받고 있는 이해찬 더민주 의원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원은 이날 현재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에서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과 김동주 변호사 등 4명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원, 與 독주 속 선거구획정 직격탄…제주는 무주공산

19대 총선에서 강원도 9개 지역구는 새누리당이 싹쓸이 했다. 더민주는 2014년 지방선거 때 강원도에서 도지사와 원주시장 2석만 겨우 차지했을 뿐이다.

강원도의 보수 성향과 현역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이 중론이지만, 반대로 이번에는 선거구 획정의 여파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구 비례의 선거구획정에 따라 강원도 지역구는 최소 1석에서 최대 2석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강원지사 3선 출신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지낸 김진선 전 지사가 최근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도내 총선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 지역 현역인 염동열 의원(초선)은 정치 선배이자 지명도가 높은 김 전 지사와 경선 경쟁을 치르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동욱 대한석탄공사 노조위원장이 대항마로 출격했다.

제주도에서는 현 지역구 3곳을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고 있으나, 서귀포가 '무주공산'이 됐다. 더민주 김재윤 전 의원이 금품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다.

새누리당은 12년째 내리 패배한 수모를 20대 총선에서는 극복하겠다는 태세다. 강지용 서귀포시 당협위원장과 강경필 허용진 변호사 등이 서귀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더민주는 학생운동 선후배인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과 위성곤 전 도의원이 도전장을 냈다. 야권분열 없이 일대일 구도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나 당내 공천부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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