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현 제주국제공항 확충안을 담은 프랑스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보고서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주관으로 15일 오후 제주벤처마루 대강당에서 도민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제2공항 반대측에서는 문상빈 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공동대표, 박영환 한국항공소음협회장, 홍명환(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이, 국토부측에서는 송기한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팀장, 전진 국토교통부 신공항기획과 사무관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공개된 ADPi 보고서를 놓고 국토교통부측과 제2공항 반대측의 설전이 벌어졌다.

홍명환 도의원은 "세금 1억원이 들어간 보고서를 폐기한 근거가 무엇이냐"며 "보고서에는 현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이용하면 운항횟수가 시간당 60회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제2공항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영환 한국항공소음협회장은 "공개된 보고서를 (기존 공항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어서) 의도적으로 숨길 수 있었겠다는 의심이 들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문상빈 대표는 "시간당 60회가 관제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해도 50회까지는 가능하고 50회로도 향후 항공수요를 처리하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팀장은 "ADPi의 제안은 공항 소음 등 다른 요인을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며 "현 공항 보조활주로는 1900m인데 일부 대형항공기가 기상 악조건 상황에서 이착륙하는데 필요한 2000~3000m에 못미친다"고 주장했다.

전진 국토부 사무관은 "ADPi의 제안은 관제분야에서도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시간당 60회는 항공기 분리 간격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사전타당성(4557만명), 예비타당성(4043만), 기본계획(3890만명) 등 오락가락한 제주 항공수요예측과 환경수용력 등이 도마에 올랐다.

ADPi 보고서는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을 맡은 항공대 컨소시엄이 하도급을 맡긴 것으로 '현 제주공항 활주로 용량 확보를 위한 개선'이 주된 내용이다.

그동안 이 보고서는 항공대 컨소시엄이 ADPi와의 계약문제를 이유로 비공개해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가 지난 10일 ADPi의 승인을 얻어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현 제주공항 보조활주로를 이용하면 시간당 60회(연간 28만3500회) 운항이 가능해 2035년까지 예상되는 항공 수요량에 대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는 다음달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 되기 전에 토론회를 2차례 더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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