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의 생명수 역할을 했던 용천수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바다로 흘러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공개한 '공공 농업용 지하수관정 운영실태 성과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존하는 용천수는 661곳으로, 이중 활용가능한 용천수는 200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업용수로 쓸 수 있을 정도로 용출량이 하루 3000톤 이상이고 수질 기준에 적합한 용천수는 22곳이다.

그러나 이 용천수에는 제대로 된 관개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일부농가에서만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등 대부분이 바다로 유출되고 있다.

또 항상 물이 흐르는 지방하천 9곳 가운데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하천은 외도천과 강정천 두곳뿐이다. 나머지 하천수는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 수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 지하수 취수량의 절반 이상이 농업용수로 사용돼 대체 수자원이 필요하다는 지적 속에 용천수 활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도내 농업용수 취수허가량은 제주도 전체 지하수 취수허가량의 약 56%를 차지한다.

2017년말 기준 도내 농업용수 개발량은 하루 95만톤이며 지하수 비율이 95.2%에 달할만큼 지하수 의존도가 매우 높다.

감사위원회는 "향후 가뭄 장기화 등의 영향에 따라 지역별, 시기적으로 농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이 예측돼 대체수자원 개발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감사위가 서귀포시에 분포하는 용천수 16곳과 하천수 2곳을 대상으로 수질상태와 유출량, 주민이용 편의성 등을 평가한 결과 농업용수 활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는 "용천수 관계시설 등을 보완하면 향후 안정적인 수량과 수질 확보가 가능하다"며 "하수 재처리수, 용천수, 빗물, 지표수 등 대체수자원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라산으로 스며든 지하수가 해안가에서 다시 솟아오르는 물을 뜻하는 용천수는 상수도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1970~80년대 이전에는 주민들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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