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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제주결혼문화]②온종일 하객 대접…피로연은 '피곤연'
  •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승인 2019.05.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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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제주는 섬 지역이라는 특성상 결혼문화에서도 다른 지역에 없는 독특한 풍습이 남아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단순히 형식만을 중시하는 문화로 변질,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에게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4회에 걸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내려온 제주의 잘못된 결혼 문화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이번 기획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를 토대로 했다.
 

© News1 DB

"제주도는 (피로연)자리에 오래있어줘야 정성이라고 생각하는 문화다. 얼굴만 비치고 가면 '오기 싫었는데 억지로 왔나'라고 생각한다. 친척들이 많은 집이면 크게 상관이 없지만 나랑 각별한 사람이면 1~2시간 이상 있다가 가려고 한다"

제주여성가족문화연구원(이하 여가원)의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2018)' 심층면접에 참여한 도민 A씨의 말이다.

제주에 있는 친구나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육지 하객들이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가 종일 피로연이다.

하루종일 치르는 제주의 피로연은 아쉬움없이 손님을 대접하고 편리한 시간에 언제든지 올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배려지만 한편으로는 신랑신부는 물론 일부 하객들 조차 피로를 호소해 바뀌어야할 문화 중 하나로 꼽힌다.

신혼여행을 떠나야 하는 신랑신부는 종일 손님을 맞느라 육체적 피로도를 호소하고 하객들도 밥만먹고 그냥 일어설 수 없어 자리를 채워줘야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여가원이 최근 3년 이내 결혼한 신랑, 신부 등 총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결혼비용의 합리적 개선을 위한 요소로 응답자의 39.6%가 '하객에게 하루종일 음식을 접대하는 피로연 문화'를 꼽았다. '예단 및 예물 최소화(6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결혼문화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는 '종일 피로연'(67.0%)이 단연 상위권을 차지했다.

종일 피로연은 비용으로 이어진다. 도내 피로연 비용은 최대 8000만원으로 조사됐다.

평균 1468만2000원으로 전국 평균인 573만8000원보다 약 1000만원 더 많다. 제주지역 평균 결혼식 비용이 1949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결혼식 비용의 대부분이 피로연 비용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피로연은 결혼식 장소와도 관계가 깊다.

조사 결과 결혼식 장소는 호텔 46.7%, 예식장 웨딩홀 42.2%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텔이나 예식장 웨딩홀을 결혼식 장소로 선택했으며 호텔을 선택한 비율이 조금 더 높았다.

결혼식 장소의 선택 기준은 다른 요소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24.2%)'가 가장 영향 력 있는 선택 기준으로 나타나 실리 보다는 과시적 요소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혼피로연은 77.8%가 결혼식 장소와 같은 장소에서 하고, 피로연 음식은 뷔페식(65.3%)이 대부분이었다. 1인당 3만원(38.8%) 또는 4만원(32.5%) 정도가 주를 이뤘다.

특이하게도 '호텔에서의 결혼식이나 피로연'에 대한 설문항목에서 '문제있다(46.2%)' 보다도 '문제없다(53.8%)'는 답변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결혼 당사자와 부모의 자산에 따라 시각차가 뚜렷했는데, '자산없음(52.4%)'과 자산이 '1~3억원 미만(53.5%)'에서는 호텔 결혼식과 피로연이 '문제있다'는 의견이 더 많았고, 5~7억원 미만 자산구간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72.0%로 높았다.

공공기관을 활용한 예식장에 대해 '초라한 느낌'(39.7%)을 가지거나 '돈 없는 사람들이 결혼하는 곳'(35.0%)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공공기관 예식장 이용이 '불편하지 않다'는 응답은 37.7%, '이용 또는 추천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

피로연을 장시간하다보니 위생이나 환경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여가원 관계자는 "잔치 음식이 대부분 뷔페여서 오랜 시간 음식이 공기 중에 노출돼 위생상 문제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잠재하고 있다"며 "음식 쓰레기 발생과 같은 환경적 문제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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