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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쓰레기 ‘자원순환도시’ 모델, 제주가 창안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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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변에서 바라보는 밤바다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해변에서 가까운 바다에는 한치낚시 배들이, 먼바다에는 갈치낚시 배에서 나오는 고성능 집어등(集魚燈) 빛이 옅은 안개가 낀 밤바다를 수놓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지 해변에 차를 세우고 돌담에 기대어 바다를 구경했다.

이튿날 아침 해변을 따라 걸었다. 해변 돌담 위에는 종이컵이 두어 개씩 포개진 채 버려져 있었다. 관광객들이 해변에 즐비한 카페에서 커피나 음료를 사들고 밤바다를 구경하며 마시다 버린 종이컵이다.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는 해변을 따라 걸으니, 까만 현무암 바위와 자갈밭에는 찢어진 그물, 스티로폼부표 등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고, 바닷물 위에는 플라스틱 컵이나 비닐봉지가 떠 있었다.

제주도 해변은 어딜 가나 이런 쓰레기가 널려 있다. 간혹 나뭇조각 같은 쓰레기도 있지만 해변을 더럽히고 있는 건 거의 플라스틱 쓰레기다. 관광객이 버린 종이컵, 주민들이 버린 폐비닐, 배에서 버린 쓰레기가 대부분이지만 멀리 중국에서 밀려온 플라스틱 쓰레기도 있다.

말이 ‘종이컵’이지 커피컵도 플라스틱류 용품이다. 누가 수거해 처리하지 않으면 커피컵은 30년, 비닐봉지는 20년, 빨대는 200년, 생수병은 450년, 기저귀는 500년 동안 분해되지 않고 땅과 바다를 오염시킨다고 한다. 행정 당국이 손을 놓아버린 건 아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제주도 해안에 쌓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골칫거리다. 보이는 것은 노력만 하면 건져내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 조각은 눈에 보이지 않은 채 바다에 얼마나 많이 떠다닐까.

26일 제주 칼호텔에서는 ‘뉴스1’과 제주도내 주요 기관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주플러스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의 주제는 ‘지구와 삶터를 지키는 자립형 자원순환도시 조성’이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천규 환경부차관을 비롯하여 이 분야 공직자, 학자, 환경단체 대표 등 많은 전문가들이 사례 분석을 발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환경부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들이 제주도가 시행하고 있는 ‘요일별 쓰레기분리수거’ 정책 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제주도는 폭발적인 관광객 및 인구 증가로 쓰레기 대란이 발생했고, 2017년 그 대책으로 ‘요일별 분리수거’방식을 채택했다. 주민들이 반발이 적잖았다. 지금도 분리수거 시설인 ‘클린하우스’에는 마구 버린 쓰레기가 흉물스럽게 보일 때도 있지만 힘겹게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날 포럼 주제인 ‘자립형 자원순환도시’는 결국 세계 모든 공동체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지만, 제주도가 선도적으로 추구해볼 수 있다. 제주도 인구는 69만 명이고, 하루 체류 관광객이 10만 명이 넘는다. 쓰레기 배출량으로 볼 때 100만 도시와 맞먹을 것이다. 섬에 쏟아지는 이 쓰레기를 어찌할 것인가. 제주도 쓰레기가 필리핀에 수출되었다가 말썽이 된 것이 작년 일이다. 매립하거나 불태워야 하지만 또 다른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그 쓰레기를 재사용하거나 전환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유통시켜야 한다.

자원순환도시 개념은 인류가 가야 할 길이다. 그 길만이 21세기 쓰레기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법이다. 포럼발제자의 한 사람은 제주도가 자원순환도시 방식을 성공시켜 가장 심각한 쓰레기 문제에 봉착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에 그 모델을 수출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도는 그럴 만한 위치에 있다.

한국은 어딜 가나 쓰레기문제로 골치 아프다. 정치인을 포함한 공직자들이 쓰레기 문제의 심각함을 그냥 정치 및 행정적 이슈로 바라볼 게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의 생존문제’로 깨달아야 주민을 설득하고 자원순환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제 논쟁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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