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국토교통부가 개최하려 한 제2공항 기본계획 설명회,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등이 잇따라 무산되고 있다.

사업 반대 주민 및 단체들은 "국토부가 제주도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강력 저지를 예고하고 있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부가 11일 오후 3시부터 서귀포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개최하려 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 주민설명회'는 사업 반대 주민 및 단체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제2공항 건설사업 예정부지인 서귀포 성산읍의 사업 반대 주민과 단체들은 오후 2시쯤부터 체육센터 무대를 점거한 뒤 "원희룡 물러나라", "제2공항 물러나라", "국토부를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민설명회 개최 예정 시간을 10여 분 앞두고 전진 국토부 항공정책실 신공항기획과 사무관이 체육센터로 들어왔지만 주민들에 의해 저지당해 입장 5분여 만에 퇴장했다.

이후 체육센터 앞에서 반대 주민 및 단체들이 전 사무관이 탄 차량을 막아서며 10여분간 대치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여기까지 와서 이대로 그냥 가는 것이냐"며 항의했지만 국토부는 "주민설명회를 더이상 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설명회장을 떠났다.

이날 강원보 제2공항 반대 성산읍대책위원장은 "제2공항이 정말 필요한지 등에 대해 주민과 토론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 한번 없는 일방적인 그들의 통과의례를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지난달 28일 공개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었다.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사업시행자인 국토부가 평가준비서 작성,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및 운영,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 후 주민 및 관계기관 의견수렴(주민설명회)을 거쳐 본안을 작성해 환경부와 협의과정을 밟아야 한다.

제2공항 사업 기본계획 고시를 위해서는 사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완료해야 한다.

제주 제2공항은 서귀포 성산읍 온평리(난고로282번길 141) 일원 500만여㎡ 부지에 4조87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2035년까지 1단계, 오는 2055년까지 2단계 사업을 통해 길이 3200m의 활주로 1본과 평행유도로 2본, 고속탈출유도로 4곳, 계류장 44곳, 약 15만㎡ 규모의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및 관제탑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지난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보면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실 평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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