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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외자유치 현주소]②20년간 첫 삽도 못 뜬 '오라의 저주'
  •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승인 2019.08.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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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11년 제주 외자유치 1호 사업으로 선정된 예래휴양형주거단지가 천문학적인 금액의 국제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액의 투자유치로 들떴던 대규모 사업들이 잇따라 자금난에 허덕이거나 난개발 논란 속에 주춤하고 있다. 제주에 황금알을 가져다 줄 것 같던 외자유치사업들이 어쩌다 이지경에 이르게 됐을까. 뉴스1 제주본부는 3차례에 걸쳐 주요 외자유치사업들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해본다.
 

제주오라관광단지 조감도./뉴스1 © News1

제주시 오라동 오라관광단지는 현재 제주 외자유치 사업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다.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이 사업은 5조원이라는 제주 역사상 최대 투자금액을 과연 사업자가 감당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제주도가 자본검증을 결정했다.

유례없는 개발사업 자본검증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오라관광단지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도민사회가 이 사업에 물음표를 던진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약 20년간 수차례 사업자가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권으로 보는 제주특별자치도지'에 따르면 1997년 2월14일 제주도종합개발계획 보완 과정에서 제주시 오라2동 산 91번지 일대가 관광단지와 관광지구로 선정된 후 1999년 쌍용건설 등 3개 사업자가 공동으로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받은 것이 시작이다.

쌍용건설이 경영난으로 사업을 포기한 후에는 2005년 7월 다단계업체 제이유그룹이 인수했으나 그룹총수가 2조원대 사기범죄로 구속되면서 또 한번 무산됐다.

2008년에는 웅진그룹 계열 극동건설이 사업을 이어받았으나 4년만에 부도를 맞았다. 일어섰다 엎어지기를 무려 6차례 반복하다보니 '오라의 저주'라는 말까지 회자됐다.

그러다 2015년 7월 버진아일랜드 국적인 기업 JCC(주)가 등장한다. 오라2동 일대에 마라도 면적의 10배가 넘는 357만5753㎡에 2021년까지 총 사업비 5조2800억원을 투자해 7000석 규모의 회의실과 2300실의 관광호텔, 콘도 1270실, 골프장, 휴양문화시설, 상업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단일 사업으로는 제주 사상 최대인 5조원이라는 막대한 사업비의 출처에 의혹이 제기됐다.

JCC가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회사이고 이 회사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로 구성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제주도는 2018년 12월 각계 전문가들로 자본검증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회는 사업자의 자본력 등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업비 10%를 예치금으로 요구했다.

JCC는 사업을 승인해주면 1억달러를 예치해주겠다고 역제안을 했다. 자본검증위는 조만간 이같은 제안을 의논할 예정이다.

◇오수 역류 사태빚은 신화역사공원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일원 398만㎡에 3조1645억원을 투입하는 신화역사공원은 추진 실적만 봤을때 사업이 중단된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에 비하면 순탄한 편이다.
 

제주신화역사공원 A지구 공사 현장.© News1

상대적으로 순탄하다는 의미이지 말썽이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이 사업은 2013년 10월 A·R·H지구 251만 9629㎡ 개발사업자로 중국 기업인 람정그룹이 결정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애초 목적인 신화와 역사 사업은 축소되고 호텔과 카지노 등 대형 복합리조트(신화월드)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카지노 대형화 논란의 시발점이 된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는 중문단지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운영되던 카지노를 이전하면서 시설규모를 도내 최대 규모인 1만 683㎡로 확장했다.

이 카지노마저 지난해 람정 최대주주인 양즈후이 회장이 중국에서 체포된 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네 차례에 걸친 신화월드 오수 역류사태로 도민사회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의 폐해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특혜의혹도 제기됐다. 신화역사공원 1인당 물사용량이 2006년 도의회가 환경영향평가 심의에서 동의한 333ℓ보다 200ℓ 적은 136ℓ로 승인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신화역사공원이 당초 개발 허가를 승인받은 2006년 이후 규모가 확장됐으나 상하수도 처리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첫 영리병원 허가취소 후폭풍 여전…공사 재개 언제쯤?
헬스케어타운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대 153만㎡에 들어서는 관광, 레저, 휴양과 질병예방, 치료, 건강관리 증진 및 의료 연구 등이 결합된 세계 복합의료단지로 조성되는 사업이다.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힐링 스파이럴 호텔이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뉴스1© 뉴스1 오미란 기자

녹지그룹이 1조 5214억원을 투자해 2011년 12월 착공, 3단계에 걸쳐 2018년 12월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680억원만 투입됐고 2017년 5월부터 공정률 45%에서 1단계 공사가 중단됐다.

제주도는 오는 10월9일까지 사업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투자진흥지구 해제 절차에 돌입하고 2020년 12월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지역에서도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헬스케어타운은 투자진흥지구 지정요건 중 하나인 제2종 종합휴양업(관광숙박업, 위터파크, 재활훈련센터 또는 식물원)가운데 관광숙박업만 이행했다.

애초 취지인 세계적인 의료단지라는 말이 무색하게 당초 계획했던 22개 시설 중 콘도미니엄과 힐링콘도 등 숙박시설 2곳만 운영 중이다. 잔여부지 36만6000㎡에 의료시설을 유치하지 못하면 '헬스'없는 헬스케어타운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다.

특히 이곳은 전국 첫 영리병원으로 허가받았다 취소된 녹지국제병원이 위치한 곳이다.

헬스케어타운 사업과는 별개로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를 놓고 중국 녹지그룹과 제주도가 소송 중이고 예래단지 버자야에 이어 정부를 상대로 한 ISD(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 해결·Investor-State Dispute)까지 거론되고 있다.

투자 유치 당시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는 사라지고 제주가 천문학적인 국제소송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사업지인 동홍동 주민 사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마을발전을 위해 토지를 헐값에 팔았는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토지반환 소송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행히 녹지그룹이 지난 6월 3개 시공사(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에 밀린 공사비 중 일부인 297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676억원은 이달 안에 갚기로 했지만 워낙 거액이라 실제 지급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JDC 관계자는 "이달까지 남은 공사 대금이 상환되면 빠르면 9~10월에는 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남은 잔여부지에는 반드시 의료관련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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