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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서 드러난 고유정 전략…'착한 아내·모성' 코스프레
  •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승인 2019.08.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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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의 첫 공판에서 고유정측의 반격이 시작돼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그동안 고유정측은 피해자 강모씨(36)가 성폭행하려 해 우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계획범행 증거에는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2일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새로 선임된 사선변호인은 고유정과 전 남편간의 사적인 부부관계까지 언급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고유정 변호인은 이날 사체 손괴 및 은닉은 인정했지만 살인은 부정했다. 처음부터 전 남편을 살해할 의도가 없었고 성폭행에 저항하다 의도치 않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 상해치사를 주장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 변호인은 이날 변론에서 고유정이 한 아이의 엄마이고 아이가 살인마의 아들을 살아갈 미래가 걱정된다며 모성과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폈다.

"피해자 부모님 그리고 졸지에 형을 잃은 동생에게도 말할 수 없이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며 범행 이후 처음으로 유족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고유정 측은 이날 전 남편의 변태 성욕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주장을 펴며 고유정의 계획적 살인이라는 검찰의 논리를 반박했다.

변호인은 "자신의 무리한 성적 요구를 고유정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 된 단초"라며 피해자에게 범행 책임이 있다는 식의 주장을 해 방청석에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부부관계에서 자신이 남편에게 순응하는 착한 아내였고 오히려 피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동정표를 얻고 전 남편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고 나와 호송차에 오르며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019.8.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고유정은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친권상실 소송에 대해서도 법원에 기각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계획범행의 증거인 범행수법과 범행도구 검색도 요목조목 반박했다. 특정 단어를 검색한게 아니라 연관검색어를 통해 검색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졸피뎀 검색은 '버닝썬 사건'이나 가수 승리 사건 등을 검색하면서 연관 검색어로 자연스럽게 검색한 것이지 범행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니코틴 치사량도 담배를 즐겨 피우는 현 남편 때문에 검색한 것이며 '뼈 무게'나 '뼈 강도' 등의 검색도 현 남편에게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해주려고 알아보다가 연관 검색어로 잠깐 검색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 역시 검색 목적을 부인하는 동시에 현 남편의 건강을 챙기는 현모양처 이미지를 심어주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검찰이 공소사실에서 피해자 강모씨(36)가 항거불능 상태에서 공격당했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피해자가 저항해 고유정이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된 논리라고 반박했다.

피해자 혈흔에서 검출된 졸피뎀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은 기존 졸피뎀이 검출된 이불에 묻은 혈흔은 피해자가 아닌 고유정의 것이라 주장했지만 검찰은 추가 감정결과와 함께 이불 이외 담요에서도 피해자 혈흔이 검출됐다고 반박했다.

고유정이 범행 후 CCTV에 동선이 노출되는 등 허술했던 부분도 계획범행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내세웠다.

이윤호 동국대 범죄학 교수는 "고유정이 형량을 줄이기 위해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원인을 피해자로 몰아가고자 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아이가 엄마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진술은 양육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뼈 관련 검색에 대한 진술은 계획 살해를 부인하기 위한 옹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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