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원인 중 하나로 의심받으면서 제주에서도 멧돼지 포획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포획한 멧돼지는 8월 기준 114마리다. 제주시 25마리, 서귀포시 60마리, 국립공원 29마리 등이다.

도는 지난해 1년간 포획한 멧돼지가 91마리인 것으로 고려하면 올해는 전년대비 5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멧돼지는 야생생물관리협회에 의뢰해 총기로 포획한다.

멧돼지 포획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아프리카돼지열병도 한몫했다.

도는 경기 파주에서 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이전인 지난달부터 환경부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질병진단 기관'으로 승인받아 멧돼지의 가검물(혈액) 등을 검사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 가운데 14마리를 무작위로 골라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진단해 모두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제주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2017년 기준 170마리 수준이었으나 번식 속도가 빠르고 포획수를 고려하면 현재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토종 제주 멧돼지는 1900년대에 멸종됐고 지금 출몰하는 멧돼지들은 2000년대 농가에서 가축용으로 사육되다 탈출하거나 방사된 개체들로 추정된다.

2012년에는 포획된 멧돼지의 DNA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야생멧돼지와는 다른 중국에서 들어온 가축용 멧돼지로 밝혀지기도 했다.

서귀포 돈내코 계곡 인근은 지형이 낮고 인적이 드물어 예부터 멧돼지 출몰이 잦았다. 돈내코의 의미 멧돼지가 물을 먹었던 입구란 뜻이다.

멧돼지 피해 신고도 매해 꾸준히 발생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있다. 2016년 2건, 2017년 2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급증했다.

2016년 10월에는 서귀포시 도로에서 산책하던 50대 남성이 멧돼지 습격을 받아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멧돼지는 농작물 또는 사람에게 피해를 입혀 꾸준히 포획을 해왔으며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맞물려 올해는 포획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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