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17호 태풍 '타파(TAPAH)'의 영향으로 제주도 전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주요 하천 수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3년전 가을태풍 '차바' 당시 하천이 범람했던 악몽이 재현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도 한라산과 제주시 오등동 등 일부 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오전 9시 기준 400㎜를 넘었으며, 제주 북동부와 산지를 중심으로는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내리고 있다.

제주지역 주요지점 누적 강수량은 지난 21일부터 22일 오전 9시까지 제주 248.5㎜, 산천단 416.5㎜, 오등 400.0㎜, 서귀포 118.4㎜, 태풍센터 229.5㎜, 신례 207.0㎜, 성산 216.3㎜, 송당 373.5㎜, 표선 252.0㎜, 고산 62.7㎜, 대정 102.0㎜, 한림 67.0㎜, 어리목 476.0㎜, 성판악 403.0㎜, 한라생태숲 444.5㎜ 등이다.

이에 제주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제주시 용담2동 다호마을의 한 렌터카 부지가 침수되는가 하면 주택과 마당 침수 등이 발생했다.

평소 건천이었던 일부 하천도 물이 불어나 파도를 방불케 하는 급류가 흐르고 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주요 하천 수위는 위험수위는 아니지만 지난 21일 밤부터 내린 비의 영향으로 수위가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어 행정당국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하천 교량 수위는 오전 9시 기준 한천교 2.1m, 남수교 0.84m, 동광양교 1.05m, 동산교 1.68m, 방선문교 0.01m 등이다.

통상적으로 하천 교량 높이의 80%까지 수위가 올라올 경우 '경계' 단계가 발동된다. 하천 범람 우려가 커질 경우 일부 저류지를 개방하게 된다.

제주에서 관측된 역대 최다 하루 강수량은 태풍 '나리(NARI)'가 내습했던 2007년 9월16일 제주지점(북부)에서 측정된 420.0㎜다.

2016년 태풍 '차바'가 내습하면서 10월5일 서귀포지점은 역대 강수량 3위인 267.7㎜를 기록했다. 당시 하천이 범람해 피해 규모가 커져 제주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제주도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6시 비상Ⅰ단계를 가동했으며 오후 3시쯤 비상Ⅱ단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하천수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가 하면 제주도자치경찰단을 중심으로 해안저지대와 하천 등을 중점 순찰하고 도로 침수 구간은 교통을 통제할 방침이다.

태풍 타파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70hPa, 강풍반경 250㎞, 최대풍속 초속 35m의 강도 '강'의 중형급 태풍으로, 서귀포 남쪽 약 2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8㎞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태풍 타파는 이날 오후 3시쯤 제주에 최근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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