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 날씨를 보인 19일 오후 제주도 탐라교육원 대운동장은 저마다 책 한두 권씩을 들고 함께 집을 나선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중산간에 자리해 초록빛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제13회 제주 책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축제는 '책들의 가을소풍-책이영 놀암서사 꿈 커마씀(책과 놀아야 꿈이 커져요의 제주어)!'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풍성한 독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체험마당'이었다.
그중 서귀포여자고등학교 2학년 5반 하이파이브(HIGH5)의 소설가 구보 씨와 함께하는 천변 걷기와 백석 방 탈출 카페, 서귀포시 남주중학교 독서동아리 책보고의 책을 입자!(책을 담은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관심을 끌었다.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지훈군(18)은 "시와 소설,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로 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내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해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학교도서관연구회가 준비한 '책 읽는 가족 독서 텐트'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이곳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부스 뒤 편에 마련한 텐트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이 많았다.
7살, 8살 두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오성언씨(40)는 "딸들이 책을 좋아한다"며 "일에 치이다 보니 평소에 책 한 줄 읽어 주지 못해 항상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두 딸과 책을 읽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축제는 이 네 곳에서 20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탐라교육원 대운동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송창선 제주 책 축제 운영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밑거름으로 내년에는 더 성숙하고, 제주의 자랑거리가 될 만한 축제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오승식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책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백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책과 만나는 이 축제는 학생들을 위한 축제 중 단연 으뜸"이라며 "축제가 오래오래 지속돼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크게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 축제는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 제주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제주도교육청 공공도서관협의회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이 취재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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