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도교육청은 학생들이 '평생 독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방식의 다양한 독서교육사업을 펴고 있다. 이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인문학적 소양 함양과 통합적 독서교육 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맥을 같이 한다. 뉴스1 제주본부는 책 읽는 문화가 스며들고 있는 제주 교육계의 모습을 여덟 차례에 걸쳐 담는다.

"아이들이랑 책 읽으러 가을 소풍 왔어요!"

화창한 가을 날씨를 보인 19일 오후 제주도 탐라교육원 대운동장은 저마다 책 한두 권씩을 들고 함께 집을 나선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중산간에 자리해 초록빛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제13회 제주 책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 축제는 '책들의 가을소풍-책이영 놀암서사 꿈 커마씀(책과 놀아야 꿈이 커져요의 제주어)!'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풍성한 독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관람객으로부터 가장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체험마당'이었다.

행사장에는 33개 부스가 설치됐다. 프로그램 구성도 묵향캘리연구회의 독립운동가 명언과 책 속 글귀와 함께하는 캘리그래피, 퐁낭작은도서관의 제주어 시 옷 만들기, 인문놀이협동조합의 4·3 시를 읽고 시화 만들기 등 풍성했다.

그중 서귀포여자고등학교 2학년 5반 하이파이브(HIGH5)의 소설가 구보 씨와 함께하는 천변 걷기와 백석 방 탈출 카페, 서귀포시 남주중학교 독서동아리 책보고의 책을 입자!(책을 담은 나만의 티셔츠 만들기) 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관심을 끌었다.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지훈군(18)은 "시와 소설,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도로 책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내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해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학교도서관연구회가 준비한 '책 읽는 가족 독서 텐트'에도 관람객이 몰렸다. 이곳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부스 뒤 편에 마련한 텐트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이 많았다.

7살, 8살 두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오성언씨(40)는 "딸들이 책을 좋아한다"며 "일에 치이다 보니 평소에 책 한 줄 읽어 주지 못해 항상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날, 좋은 곳에서 두 딸과 책을 읽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기뻐했다.

이번 축제는 탐라교육원과 제주시 한림읍 한수풀도서관,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도서관, 서귀포시 남원읍 제남도서관 등 지역 도서관에서 동시에 열렸다.

축제는 이 네 곳에서 20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탐라교육원 대운동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송창선 제주 책 축제 운영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밑거름으로 내년에는 더 성숙하고, 제주의 자랑거리가 될 만한 축제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오승식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책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며 "책 읽는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백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책과 만나는 이 축제는 학생들을 위한 축제 중 단연 으뜸"이라며 "축제가 오래오래 지속돼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크게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 축제는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중등국어교육연구회, 제주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제주도교육청 공공도서관협의회가 공동 주최·주관했다.


[이 취재는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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