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로 걷기 열풍을 일으킨 저자가 고향 서귀포의 신비와 아름다움, 그 속에 가려진 아픈 역사를 조명한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이전에 펴낸 책에서 주로 제주의 길과 문화를 탐색했다면 이번엔 오롯이 자신이 나고 자란 서귀포의 길을 걸으며 색다른 풍경, 생태, 사람, 역사에 천착했다.

서귀포에서만 보이는 무병장수의 별 노인성, 서귀포에서 보면 다른 모습인 한라산 설문대할망,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다섯 개의 도심공원 등 저자가 걸음걸음 찾고 보고 발견한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저자는 터키 이스탄불과 프랑스 프로방스와 비교하며, 중층적 매력을 지닌 서귀포의 모습을 재조명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풍경 이면의 슬픔도 다룬다. 서복공원 절벽에서 스러진 4·3 희생자들, 일제강점기 강제노동에 시달린 제주 삼촌들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을 걷고 또 걷는다.

특히 2020년이면 50주기를 맞는 서귀포판 세월호 '남영호 사건'의 악몽을 희생자 가족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소환하며 우리가 왜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묻는다.

◇서귀포를 아시나요 / 서명숙 지음 / 마음의숲 펴냄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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