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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칼럼] 아마존은 왜 나에게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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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2개의 ‘아마존’이 세계적 뉴스를 만들어 낸다. 하나는 25년 전 전자 책방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시가총액 1조 달러로 성장한 미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 ‘아마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남미 대륙에 있는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이다. 기업 ‘아마존’은 몸집을 무시무시하게 불려가면서 뉴스를 만들고, 열대우림 ‘아마존’은 산불로 심각하게 면적이 줄어들면서 뉴스 메이커가 되고 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유엔환경정상회의(Earth Summit) 취재 여행을 갔다가 며칠 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보낸 적이 있다.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나를 보더니 현지 안내인이 작은 보트를 타고 잠시 나갔다 돌아왔다. 그는 컵에 담긴 액체를 주며 먹으라고 했다. 레몬즙을 끓인 물에 마늘 몇 조각을 으깨어 만든 ‘원주민 처방약’이었다. 그 안내인에 의하면 아마존 사람들은 아프거나 다치면 현지의 식물 약재로 치료를 한다는 것이었다.

병원의 처방약 성분 약 7000 종이 식물에서 추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많은 성분이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나온다. 잘 알려진 아스피린, 항암치료제, 키니넨(말라리아 치료제), 진통제 등이 아마존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제조된다. 병원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물론 잠시 몸살을 누그러뜨리려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아마존 식물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아마존은 약재 창고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이보다 더 큰 혜택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공급하고, 지구 기후를 안정시켜 준다.

아마존은 1100개의 지류가 거미줄처럼 퍼져 흐르는 아마존 강과 그 유역의 열대우림을 포함한 거대한 생태 시스템이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넓이는 550만㎢로 남한의 55배다. 전 세계 열대우림의 50%가 아마존에 있다. 이곳은 지구상 생물종의 절반이 살고 있는 생물다양성(生物多樣性)의 보고이며, 나무 종류만 1만6000종이 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나무 숫자가 3900억 그루라고 한다. 학자들이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관측했을 터이니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나무는 그 부피의 70~80%가 수분으로 되어 있다. 직경 80㎝에 키 10m인 참나무 종류는 약 8톤의 수분을 품고 있다. 8톤짜리 물기둥이란 얘기다.

아주 실물적인 상상을 해보자. 아마존 나무 1그루가 평균 1톤의 물을 함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도 아마존에는 1톤짜리 물기둥이 3900억 개가 솟아 있으며 그 물의 양은 3900억 톤이다. 중국 장강(長江)을 막아 만든 세계 최대의 싼샤 댐 수량의 10배다. 실제로 아마존 생태 시스템이 품은 물은 그 몇 배가 될 것이다. 아마존 강이 대서양으로 쏟아내는 수량은 초당 17만5000 톤이다.

아마존에 있는 3900억 그루 나무의 광합성과 아마존 물 순환이 인류에게 주는 생태적 혜택은 기후의 안정 등 계량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열대 우림은 식물의 광합성과 호흡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다.

과학자들이 계산해낸 것을 보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만들어내는 산소는 지구에서 생성되는 전체 산소량의 20%다. 지구를 덮은 공기 성분의 21%가 산소로 되어 있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존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없다면 공기 중 산소 함유량은 17%대로 떨어질 것이다. ‘가이아’ 가설로 유명한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공기 중 산소 함유량이 15%이하로 떨어지면 인간은 불을 쓸 수 없고, 25% 이상 올라가면 이 세상 숲은 모두 타서 잿더미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살든 뉴욕에 살든, 사람은 아마존 열대우림에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데 그 아마존 열대우림이 무서운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소를 기르고 콩을 재배하고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일부러 산불을 놓아 산림을 불태운다. 이렇게 해서 3년마다 남한 땅 넓이만큼 숲이 사라진다니 무섭다.

올해 아마존 열대우림에는 유독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면서 아마존 보전의 규제를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까지 보고된 올해 산불 발생은 4만 건이 넘었다. 숲을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이 줄어든다. 즉 지구온난화가 촉진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자기파괴(self-destruction)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파괴가 어느 균형점(tipping point)을 지나면 숲은 자기회복 능력을 잃고 건조한 사바나로 급속히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 시점을 아마존 열대우림이 개발되기 전 원래 상태의 20~25% 파괴될 때라고 예측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은 원래 상태에서 19.3%가 파괴됐다고 한다. 과학자의 가설이 맞는다면 아마존의 자기파괴도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한국인들도 아마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기업 ‘아마존’은 망해 없어져도 자본주의 문명이 그 상처를 곧 치유하겠지만, 열대우림 ‘아마존’이 없어지면 인류 전체가 생존의 위험에 빠질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뉴스1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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